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칼럼] 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설날을 맞으며 수구초심(受丘初心)이라고 많은 인파가 고향을 향했는데 젊은이들은 취업도 어렵고 결혼도 어려운 가운데 맞벌이 부부들은 학원 보내기나 학원비에 부담을 느끼는 부부도 많다. 고위층 인사들의 자녀교육문제가 불거지자 정부에서 갑자기 입시 제도를 바꾼다면 학부모나 학생들은 얼마나 어렵겠는가.

맹자(孟子)에 민위귀(民爲貴) 사직차지(社稷次之) 군위경(君爲輕)이라고, "백성이 가장 귀하고 국가가 다음이며 임금이 가장 가볍다."고 했다. 헌법에도 “주권(主權)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지 않는가.

읍참마속(泣斬馬謖)은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벤”것으로 “공정한 업무 처리와 법 적용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내려놓는다”는 말로 제갈량이 위나라를 공격할 무렵에, 공격을 받은 조예는 명장 사마의를 보내 방비토록 했고 이에 제갈량의 친구이자 참모인 마량의 아우 마속이 자신이 나아가 사마의의 군사를 방어하겠다고 자원하자, 마속 또한 뛰어난 장수였으나 사마의에 비해 부족하다고 여긴 제갈량은 주저했지만 마속은 실패하면 목숨을 내놓겠다며 거듭 자원하고 결국 제갈량은 신중하게 처신할 것을 권유하며 전략을 보냈지만 마속은 제갈량의 명령을 어기고 다른 전략을 세웠다가 대패하자, 제갈량은 눈물을 머금고 마속의 목을 벨 수밖에 없었다. 엄격한 군율이 살아 있음을 전군에 알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최근에 일어나는 청와대 국회 행정부 장관들이 상서(尙書)에 민유방본(民惟邦本)이라고, 주인인 백성의 민심을 외면한 이 나라 동량인 청소년들에게 못 보일 언행과 모습, 정책을 보이고 있다.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서 말할 기회가 많다. 사회에는 크고 작은 조직 속에 그 조직을 이끌어가는 지도자가 많고 지도자와 참모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된다.

논어(論語)에 위정이덕(爲政以德)이라고, "북극성이 제자리에 있는데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것과 같이 지도자들은 덕(德)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이르고 있다. 사기(史記)의 회음후열전(淮陰候列傳)에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한 고조(高祖)인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고 어느 날 한신 에게 여러 장수들의 능력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었다. 고조는 한신에게 "나는 어느 정도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한신은 "폐하께서는 십만 명 정도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그대는 어느 정도 거느릴 수 있느냐"고 고조가 묻자 한신이 "신(臣)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신다다이익선이, 臣多多而益善耳)"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고조(高祖) 유방이 웃으며 "다다익선(多多益善)인 그대가 왜 내게 잡혀 왔는가"라고 묻자. 한신은 "폐하께서는 군사를 거느리는 데는 능하지 않지만 장수를 거느리는 장으로서의 자질이 있습니다. 이것이 신하가 폐하에게 잡힌 이유라"고 대답했다.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도자는 청탁현우(淸濁賢愚)를 가리지 않고, 넓은 가슴으로 조직원들을 포용할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조직을 이끌어 가는데 네편 내편 가르는 편 가르기 식(式)을 해서는 안 되고. 군위귀(君爲貴)라고 군주가 백성 보다 귀한 존재라는 착각을 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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