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호형호제’ 하던 박형철을 읍참마속... 하루 두 번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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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29. 오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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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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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별관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검찰이 29일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공직선거법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을 적용해 하루 두 차례 기소했다. 기소를 최종 결정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박 전 비서관과 각별한 개인적 인연을 공유하고 있지만, 청와대 핵심부에 몸을 담았던 박 전 비서관이 검찰의 칼날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이날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박 전 비서관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도 그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 공범으로 재판에 넘겼다. 당초 박 전 비서관이 검찰 수사에 협력하면서 기소는 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윤 총장과 박 전 비서관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특별수사팀에서 팀장과 부팀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윗선과 마찰을 빚는 과정에서 내부보고 절차를 어겼다는 이유로 각각 정직 1개월과 감봉 1개월의 징계도 함께 받았다. 이어진 인사에서 윤 총장은 여주지청장에서 대구고검으로, 박 전 비서관은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에서 대전고검으로 밀려나며 와신상담의 아픔을 함께 겪기도 했다.

한직을 전전하던 박 전 비서관은 결국 2016년 검사복을 벗었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윤 총장 또한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며 과거 자신과 함께 부침을 겪었던 옛 국정원 수사팀원들을 대거 요직으로 끌어올렸다.

박 전 비서관은 사석에서 윤 총장을 ‘석열이형’이라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관계 때문에 박 전 비서관이 감찰무마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던 조국 전 장관 등 관계자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후문이 나왔다. 이를 두고 “박형철이 결국 윤석열에게 돌아간 것”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그럼에도 반부패비서관으로서 두 사건 모두에 깊이 관여한 박 전 비서관이 끝내 기소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검찰 주변에서는 윤 총장이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을 기소하기 위해 박 전 비서관을 읍참마속했다는 해설이 나오고 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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