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포 선물' 논란 확산 조짐에
"책임 물어달라" 사의 표명
논란때마다 교체로 국면 전환
당 안팎서 '희생양' 지적 나와
"黃, 약한 당 장악력 드러난 것"
黃, ‘복심’ 비서실장 11개월 새 두 번 교체
21일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황 대표는 김 실장 사표 수리 여부를 고심 중이다. 김 실장은 황 대표 명의로 조계종에 육포가 명절 선물로 보내졌다가 회수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전날 “책임은 제게 물어 달라”며 사표를 제출했다. 당내에선 “총선을 석 달 앞두고 조직 기강을 잡기 위해서라도 김 실장이 물러나는 게 맞다”는 주장과 “해프닝으로 끝날 일을 두고 비서실장까지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총선 공천 실무를 주도하는 사무총장들도 ‘단명’을 거듭하고 있다. 황 대표 체제하에서 3명의 사무총장 평균 재임 기간도 3개월 반 정도다. 초대 사무총장인 한선교 의원은 작년 6월 ‘막말’ 파문에 휩싸이면서 임명 3개월 만에 사실상 경질됐고, 2대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박맹우 의원도 작년 12월 당 쇄신론에 휩쓸려 자리에서 내려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방호·권영세·황진하 전 의원 등 과거 한국당 계열 사무총장들이 총선에서 줄줄이 낙선하면서 ‘사무총장 잔혹사’란 말이 나왔지만, 최근 사무총장들은 ‘공천 칼자루’도 제대로 쥐어보지 못한 채 중도 사퇴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黃 장악력 약하다는 방증”
한국당 한 중진은 “‘정치 신인’인 황 대표가 ‘리더십 논란’ 등의 위기에 처할 때마다 측근으로 꼽힌 비서실장들이 ‘희생양’을 자처해 국면 전환을 꾀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육포 선물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김 실장이 황 대표 보호 차원에서 ‘총대’를 멘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총장과 비서실장의 잦은 교체가 황 대표의 약한 당 장악력을 드러내는 방증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측근 몇몇을 바꾸는 것만으론 당직자의 잇단 실책을 발본색원하기 어렵다”며 “황 대표가 조직 기강 해이를 바로잡을 정도로 당 장악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국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8월 이해찬 대표가 취임한 뒤 1년 반 동안 사무총장(윤호중 의원)과 당대표 비서실장(김성환 의원)이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핵심 당직자 출신인 한 한국당 의원은 “논란을 조기 진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코앞에 두고 선거 전략에 관여하는 당직자가 교체되면 당 전체가 우왕좌왕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헌형/성상훈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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