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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교민 귀국에…韓 `님비현상` 몸살, 日 차분히 수용

韓 우한 교민 수용지 발표에
주민 "정부 결정 따를수 없어"

日 발열증세 12명만 의료시설에
200여명은 자택·숙박시설 격리

오락가락 韓 무증상자만 귀국
◆ 우한폐렴 공포 / 격리수용 韓日 다른 모습 ◆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머물던 교민들을 수송할 첫 전세기가 30일 오전 10시에 인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다. 이후 이틀간에 걸쳐 300인승 전세기 4편을 동원해 우한 교민 700여 명을 싣고 김포공항으로 돌아온다. 유증상자도 함께 태워 데려오느냐는 문제를 놓고 정부 부처 간 이견이 있었지만 결국 폐렴 증상이 의심되는 교민은 태우지 않고 우선적으로 무증상자만 귀국 조치하기로 했다. 29일 정부는 30∼31일 전세기로 귀국하는 우한 지역 교민 약 700명이 도착하면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동시켜 수용하기로 하고 해당 시설에 대한 현장 점검을 벌였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인사혁신처 산하로 주로 국가직 공무원을 일단 1인 1실 생활의 방역 원칙상 귀국 교민 720명 및 시설별 운영인력 40명 등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한데 정부가 수용시설로 결정한 진천과 아산 공무원 교육시설은 우한 교민들을 수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교민들이 귀국한 뒤 정부가 지정한 격리시설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진천군의회는 이날 오전 군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군의회는 "정부가 주거 밀집지역인 덕산읍 충북혁신도시에 우한 교민의 격리 수용 방침을 결정한 것은 진천·음성은 물론 충북 도민을 무시한 결정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귀국 교민들의 수용 장소를 놓고 국내 갈등이 커지고 있는 반면 일본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29일 오전 일본 하네다공항에는 중국 우한에 머물고 있던 일본인 206명이 일본 정부가 마련한 첫 전세기 편을 이용해 돌아왔다.

일본 정부는 30일 아베 신조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결정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첫 전세기에 탑승한 사람 중 발열과 기침 증상을 보인 12명을 의료시설로 이송했으며 이 중 2명이 폐렴이란 진단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유증상자도 탑승시켜 같이 돌아온 것이다. 나머지 탑승 인원들도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도쿄의 국립국제의료센터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 특이 증상이 발견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택 혹은 일본 정부가 도쿄 인근의 지바현에 마련한 숙박시설 중 한 곳을 자율적으로 택하도록 했다. 자택을 선택한 사람들은 공항에서 바로 귀가할 것과 최소 2주가량은 외부 출입 등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일본 정부에선 지바현의 숙박시설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바현 주민들의 반발 등은 없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또 추가적인 시설 확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일시 귀국한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한에서 머물던 일본인들이 대거 귀국했지만 일본 사회에서 특별한 혼란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에서는 중국 정부와 협의를 거쳐 현지에 남아 있는 자국민 450여 명도 이른 시일 내에 귀국 시킨다는 방침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전세기를 29일과 30일에도 현지에 파견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이날 입국 후 폐렴 진단을 받은 2명을 포함해 총 9명이다. 이 중 일본인은 3명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조한필 기자 / 서진우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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