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키워드] 北 김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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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여지는 남기는 '김계관식 화법'이 또 등장했는데요.

오늘의 <한반도 키워드>,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입니다.

김 고문은 제재 완화와 핵시설을 바꾸는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미국에 속아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북미대화 재개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김 고문의 담화가 나오기 하루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같은 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에 접촉해 협상할 뜻을 전했다"고 언론에 밝혔는데요.

미국이 손을 내밀었지만 북한이 담화를 통해 거절한 겁니다.

그러면서도 김 고문은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는데요.

"미국이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깎아 내리면서도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면 다시 대화가 성립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고, "친분으로 대화에 복귀하진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이 나쁘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덧붙인 겁니다.

올해 77살인 김 고문은 '대미외교의 산증인'이라고 불릴 만큼 오랫동안 미국을 상대하며 북한의 핵 협상을 주도해왔는데요.

김 고문은, 1993년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뒤 대미 외교무대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북측 차석대표를 시작으로, 남북미중 4자회담의 북측대표를 맡았고, 이후 6자회담 수석대표로 2005년 '9·19 공동성명' 도출에도 참여했습니다.

김 고문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두 달 뒤인 지난해 4월,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에게 제1부상 자리를 내준 뒤 사실상 현역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5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외무성 고문' 직함을 달고 다시 등장했는데요.

지난해 9월은 북미가 비핵화 방법 등을 두고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던 시점이었습니다.

사상 최초로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등 교착돼 있던 북미관계가 풀리는 듯 했지만 3개월 가까이 진전이 없었던 겁니다.

먼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화 재개를 촉구했는데요.

<마이크 폼페이오 / 미 국무장관> "나는 그것(북미협상)이 전 세계뿐만 아니라 북한과 미국,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모든 이웃 나라들을 위해 좋은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김 고문은 대북 제재를 언급하며 미국을 압박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감각을 호평하며 "현명한 선택과 용단"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교 원로인 김 고문을 내세워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겁니다.

이후 스웨덴에서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됐지만 협상은 또다시 결렬됐는데요.

<김명길 /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해내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습니다."

그러자 김 고문은 잇따라 담화를 내고 미국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고 압박하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대한 보상을 받겠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고문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을 들며 두 정상이 각별하다고 강조해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정책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등 간접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겁니다.

이를 두고 공식적으로 할 수 없는 북한 정부의 속 얘기를, 외교 원로인 김 고문이 대신하며 미국에 여지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미 협상통'인 김 고문이 고비 때마다 대미 공세 수위를 조율하고 있다는 겁니다.

'충격적인 실제 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3주 가까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북한이 앞으로 어떤 목소리를 낼지 주목됩니다.

<한반도 키워드>, 오늘은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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