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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예산 규모 쏠림 막아야 해"…'클로젯' 하정우, 저예산 영화 제작 이유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연기와 영화를 향한 끝없는 고민. 배우 하정우(41)의 연기를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이유다.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클로젯'(김광빈 감독·각본, (주)영화사 월광·(주)퍼펙트스톰필름 제작). 극중 사라진 딸의 흔적을 찾는 아빠 상원 역을 맡은 하정우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첫 주연작인 '용서받지 못한 자'(2005)를 시작으로 '추격자'(2008), '비스티 보이즈'(2008), '국가대표'(2009), '황해'(2010),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의 전성시대'(2012), '베를린'(2013), '더 테러 라이브'(2013), '암살'(2015), '아가씨'(2016), '터널'(2016), '신과 함께' 시리즈, '백두산'(2019) 등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하정우. 그런 그가 자신의 첫 미스터리 장르 영화로 '클로젯'을 택해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웃음기를 쫙 빼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연기와 얼굴을 보여준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연상원은 급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건축가. 아내가 떠난 후로 딸 이나와의 관계마저 멀어지자 구하기 힘든 인형까지 사주고 이사까지 감행하며 딸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새 집에서 갑자기 이나가 사라지고 퇴마사 경훈(김남길)과 함께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날 하정우는 '클로젯'의 완성본을 본 소감을 묻자 "전체 풀 버전은 처음 봤다. 그럴싸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CG는 확인을 못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만족스러웠다.2018년도 9월에 찍은 작품인데 '백두산' 개봉에 밀려 이제 개봉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사운드 믹싱이 만족스러웠다는 그는 "사실 호러에서는 사운드가 반 이상 차지하지 않나. 모든 제작진이나 감독님도 사운드가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작품에서 보려줬던 캐릭터와 결이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하정우. 그는 "이번에는 건조하고 웃음기 싹 빠진 캐릭터였다. 하면서도 신선했다. 그런 유머와 너스레는 남길이한테 몰아주는 게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감독님과도 많이 했다. 딸을 잃은 입장에서 1초라도 유머가 들어가도 될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중 캐릭터 상원에 대해 "상원은 그동안 한 번도 육아를 해본 사람이 아니다. 모든 걸 와이프에게 맡겨서 돈만 버는 기러기 아빠 같은 인물이었다. 어느 날 사고를 당하고 아내를 잃고 딸과 함께 지내는 것 자체가 어색한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기 시작하는데, 상원은 뭘 사주는 걸 물질적인 노력으로 하려고 했던 사람이다"며 "저 역시도 미혼이고 자식이 없는 상황인데, 그런 어색한 표현이 이 작품과 캐릭터에는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아버님의 관계에서도 힌트를 많이 얻었다. 가족은 미국에 있고 본인은 학교에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면 굉장히 어색했다고 하더라. 그런 면을 감독님을 통해서 힌트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극중 김남길의 대사로 웃음을 자아냈던 '신과함께' 드립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극중 김남길은 사후세계에 대한 설명을 하며 '신과함께' 주연배우인 하정우를 향해 "'신과함께' 본 적 없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신과함께' 드립은 리딩을 하면서 쓰이면 좋지 않을까 이야기가 나왔고 촬영 때 쓰게 됐다. 박성웅 형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부터 영화의 약간 판타지적인 면이 드러나는 거라고 생각했다. 호러에 확장이 돼서 판타지와 오컬트로 확장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신과함께'라는 말이 단순히 웃긴다기 보다는 그런 판타지적인 면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함께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김남길의 첫 만남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첫인상은 굉장히 '차도남' 스타일이었다. 시크할 줄 알았다. 11년 전 처음 봤는데 콧수염 때문인지 차가워 보였다. 고현정 누나 팬미팅 대기실에서 처음 만났었는데, 그땐 별 얘기도 안했다. 인사정도만 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서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한테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 남길이가 남길이가' 이러면서 남길씨의 소박하고 털털한 면을 강조하더라. 나의 첫인상과는 달랐다. 왜 이렇게 칭찬을 할까 싶었다. '신과함께'를 찍을 때 주지훈이 남길이에 대한 말을 하더라. 남길이와 지훈이가 베프인데, 굉장히 웃긴 친구라고 하더라. 귀에 피가 나올정도로 수다쟁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도 술은 한잔도 못마시는 친구라고 하더라. 무슨 포장마차에서 남길이를 다시 만났는데, 본인이 마실 초코우유를 사오더라. 그래도 저와 처음 술자리라고 술을 마시겠다고 마셨는데 소주 두 잔을 마시고 떡실신이 되더라"며 "남길이가 정말 살가운 구석이 많은 친구다. 동생이지만 어떨 때는 무겁고 든든한 존재이기도 하다. 현장에서는 몰입이 굉장히 좋다. 그래서 (연기)대상을 받는구나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딸 이나 역으로 호흡을 맞춘 아역 배우 허율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마냥 귀엽기만 한 친구인데 연기를 정말 잘한다"며 "400:1의 경쟁률을 뚫고 따낸 아이다. 명진 역의 시아 양과 이나 역의 허율 양 둘 다 오디션 때부터 정말 독보적이고 특출났다. 그래서 시아 양 같은 경우는 '백두산' 때도 제가 병헌의 형의 딸로 소개시켜드렸고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역 배우가 많이 등장하는 독특한 현장이었던 '클로젯'. 하정우는 "어제 기자간담회 때 김광빈 감독이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김 감독이 아역을 디렉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에게 물어봤다. 제가 '허삼관'을 했을 때 아역 디렉팅을 전문으로 코칭하시는 분과 함께 일했었는데 그분을 소개시켜드렸다. 촬영장에서 아역 배우들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했다. 어느 누구와도 아역 배우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그 전문가분을 통해서만 소통하도록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하정우. 하지만 신인 때는 연기 때문에 혼도 많이 났었다고 털어놨다. "연극할 때 욕을 진짜 많이 먹었다. 신인 때 어 떤 영화에서는 촬영 때는 너무 긴장을 했다. 컷만 하면 동시녹음 기사님이 저한테 야지를 놓는데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학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들어갔을 때도 유난히 디스를 많이 당했다. '김용건 2세'라서 그런지 정말 디스를 많이 당했다"고 전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작품과 캐릭터 분석에 대한 빼곡한 메모가 적힌 연기 노트를 공개하기도 했던 하정우. 그는 "지금도 그렇게 작품을 분석하냐"는 질문에 "여전히 그런 식으로 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곤혹스러을 때도 있다. 시나리오를 받아서 다 분석을 해놓으면 시나리오가 각색되서 새 걸로 올 때가 있다"며 웃었다.

그동안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묻자 "시나리오가 없어서 그랬다. 최근 몇 년동안 예산이 큰 영화만 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거의 저예산 영화로 제작되는 스타일의 영화 아닌가. 직접 제작을 기획하지 않으면 개발하기 어려운 소재인 것 같다. 제가 제작하는 다음 작품 역시 비슷한 장르의 저예산 영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작에 참여하는 영화의 기준에 대해 "제가 제작을 하고 연출을 한다면 제가 출연만 하는 영화와는 결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싱글라이더', 'PMC' '클로젯' 다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제작자로서는 계속 좋은 사람들과 꾸준히 작업을 하는 게 목표다. 많은 배우분들이 연출과 제작을 하고 있지 않나.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조금 더 영화의 장르가 알차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전문화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연출 분야 아닌 제작 분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면 장르도 다양해진다면 큰 예산의 큰 규모의 영화에만 쏠리는 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물론 배우로서의 고민도 크다는 하정우. "어떻게 연기를 공부하고 채워 나갈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하지만 고민으로 인해 지치거나 스트레스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선배님들도 그런 지점을 딛고 나아가고 있지 않나. 그건 그거대로 버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관객들이 내게 필요로 하는 부분을 어떻게 채워야 하나에 대한 고민과 생각은 계속해서 해나 간다. 책도 많이 보고 새로운 영감을 찾을 수 있는 문화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더라. 연기는 결국 캐릭터의 해석에 따른 거니까. 끊임없이 연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클로젯'은 단편영화 '자물쇠 따는 방법', '모던 패밀리'를 연출한 김광빈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데뷔작이다. 하정우, 김남길, 허율 등이 출연한다. 2월 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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