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가장 성장한 채널로 꼽혀
31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서는 이들을 만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유튜브 라이징 스타로 선정된 JTBC 고동완 PD,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EBS 이슬예나 PD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흘 만에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해 골드 버튼과 10만명 돌파시 제공되는 실버 버튼을 동시에 수령해 ‘유튜브 생태교란자’로 소개된 백종원은 “결혼 전 소유진씨와 한 약속 때문에 게임을 할 수가 없어서 그 시간에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는데 직접 채널을 운영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백종원과 달리 방송사에 소속된 이들은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트를 만드는 것은 TV 프로그램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고 밝혔다. SBS ‘런닝맨’, 히스토리채널 ‘뇌피셜’ 등을 만든 ‘워크맨’의 고동완 PD는 “TV 예능이라면 이렇게 편집하겠지를 먼저 생각해보고 일부러 그 방법은 피하는 편”이라며 “입 모양을 활용한 자막이 그렇게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5년 전 중국에서 1년간 머무르며 웹예능을 만든 그는 “집에 TV가 아예 없고 점심시간이나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도 곧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보통 방송국에서는 편집하면 윗분들에게 컨펌을 받는데 우리는 인턴이나 후배들에게 먼저 보여준다. 꼰대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자이언트 펭TV’는 반대로 제한적인 타깃 시청층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획된 작품이다. 이슬예나 PD는 “부모님이 TV를 틀어주는 미취학 아동은 EBS를 보지만 채널 선택권이 생긴 초등학생만 해도 EBS를 찾지 않는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했다”며 “아이나 어른이나 웃음 코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BS에서 디지털 콘텐트를 만들어?” “캐릭터가 저런 말을 해?” 같은 의외성을 안겨준 것도 주효했다. 이 PD는 “처음에 구독자가 늘지 않을 때는 요리나 직업처럼 분명한 테마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저희는 위계질서에 굴하지 않고 모두에게 수평적 화법을 구사하는 펭수라는 캐릭터가 가진 힘을 믿었다”고 했다. “크리에이터의 자율성이 높기 때문에 연출의 역할이 더 적으리라는 것은 오해”라며 “이 캐릭터가 이 상황에 들어가면 어떤 모습이 나올지 예측하고 시너지를 최대한 높여야 하므로 보다 정교하게 상황을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독자 중에 해외 교민이나 외국인도 많습니다. 처음엔 한국처럼 재료가 구비돼 있지 않더라도 쉽게 한식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분들이 한식에 점점 더 친숙해져서 한국에 오셔서 직접 체험해볼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더라고요. 관광객 중에서는 아무 데나 가서 맛없는 걸 먹거나 바가지 쓰는 분들도 많으니 제가 음식점을 직접 소개해 주고 섭외해주면 어떨까, 그럼 이분들이 각 나라 언어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면 더 많은 분들이 한식에 관심을 갖게 될 테고, 한국에 우호적인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또 한국을 찾다 보면 우리나라 관광자원도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싶은 거죠. 그래서 우리 유튜브팀 팀원이 10명인데 자꾸 사람을 더 뽑고 있어요. 적잔데. 방송과 사업을 같이 해서 좋은 점은 이렇게 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같아요. 착한 척하다 보면 실제로도 착하게 살아야 하거든요. 하하.”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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