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확진' 접촉자 306명 광주 초비상…이동경로 의문 증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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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05. 오후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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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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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엄마 이어 20대 딸도 18번째 확진 판정
열흘 간 접촉자 306명 최다 '이동경로 의문'
광주경제계 '코로나 쇼크', 경찰 가짜뉴스 차단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5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임시 폐쇄된 광주 광산구 21세기 병원에서 한 환자가 질병관리본부의 안내를 받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2020.02.05.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맹대환 기자 = 광주에서 40, 20대 모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판정을 받은 가운데 16번 확진자인 엄마의 접촉자가 306명에 달해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등 지역사회에 초비상이 걸렸다.

보건당국이 엄마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해 공개했으나 친정집과 병원으로만 국한돼 있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엄마 16번 확진에 이어 20대 딸도 18번째 확진판정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지난 4일 16번째 확진판정을 받은 A(42·여)씨에 이어 이날 딸 B(21·여)씨도 감염이 확인돼 18번째 확진자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15일부터 19일까지 태국 여행을 다녀 온 A씨 모녀는 광주21세기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확진판정을 받았다.

해당 병원에서 인대 봉합수술을 받은 딸의 간병을 위해 모녀가 1인 병실에서 함께 지냈으며, A씨의 폐렴 증상이 악화되자 2인 병실로 옮겼다.

현재 A씨 모녀는 전남대병원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은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흘 간 접촉자 306명 최다 '이동경로 의문'

보건당국이 파악한 A씨의 접촉자 수는 지난 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306명으로 나타났다. 광주21세기병원 272명, 전남대병원 19명, 가족·친지 15명이다.

A씨의 접촉자 수는 전체 확진환자 18명 중 가장 많은 수치다. A씨에 이어 접촉자 수가 많은 확진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40대 중국인 남성으로 219명이다.

A씨의 접촉자 수가 많은 것은 지난달 25일 발열 등 유증상을 보인 이후 이달 4일 확진판정까지 10일 동안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파악한 이동 경로가 친정집과 병원으로만 한정돼 있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딸 간호를 위해 병원에 체류했다면 식료품이나 이불, 세면도구 등을 구하기 위해 인근 마트나 거주하는 집에 방문했을 가능성이 큰 데도 이동 경로에서 모두 빠졌다.

◇접촉자 병원·광주소방학교·자가 등에 격리 조치

보건당국은 21세기병원의 의료진과 환자 등 121명에 대해 전원 검사를 의뢰했으며, 고위험군 환자와 의료진 25명은 해당 병원 1인실에 격리 조치했고 병원 내 저위험군 환자 27명은 광주소방학교 생활관에 격리했다. 나머지 환자와 의료진은 자가 격리로 분류했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직원 중 1명이 A씨가 진료를 받은 병원에 출입한 사실이 확인돼 300여 명의 예술단 전원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우정사업본부는 A씨와 접촉한 직원이 근무 중인 광주우편집중국을 임시 폐쇄했다.

보건당국은 A씨의 딸 B씨도 확진판정을 받은 만큼 이동 경로와 접촉자 등 추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 경제계 '코로나 쇼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광주지역 경제계가 흔들리고 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자동차 내부의 전기·전자 부품을 연결해 주는 '와이러닝 하네스(배선 뭉치)' 수급 차질로 지난 4일부터 봉고트럭 생산라인에 대한 일부 감산 조치에 들어갔다.

지역 수출의 40.8%를 차지하는 기아차 광주공장이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라인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역 협력업체들도 납품 차질 등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까지 타이어 생산용 원재료와 재고물량은 충분하지만 완성차업계의 생산 차질로 오는 8~9일 주말 이틀간 휴업에 들어간다. 사태가 지속될 경우 2월 말에도 추가 휴업을 고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다중이용시설 방문이 기피되면서 지역 유통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들어 일일 매출액이 목표액의 85%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포인트 가량 감소한 수치다.

광주 롯데백화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세를 보인 지난주 매출이 평소 대비 5%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16번째 확진 환자인 40대 여성이 4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국가지정 격리병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전남대병원에 발열감시 카메라가 운용되고 있다. 2020.02.04. sdhdream@newsis.com


◇졸업식 취소, 방과후학교 중단 잇따라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일선 학교들이 졸업식을 전면 취소하거나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광주 진흥고는 오는 7일로 예정된 제46회 졸업식을 취소했고, 동신대와 광주대 등은 2월 졸업식은 물론 3월 입학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모두 취소했다.

A씨 모녀의 주거지와 가까운 광주 금구초와 산정초는 방학기간에 운영하던 방과후학교, 돌봄교실을 중단했다.

최근 개교한 광주 송원초는 광주 확진자의 동선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가족과 학생들이 자가 격리 조치하도록 요청했다. 자가 격리시 가정체험학습으로 인정해 최대 14일 간 출석을 인정한다.

확인되지 않은 각종 유언비어가 떠돌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부모들도 자녀를 등원시키지 않고 있다. 일부 유치원은 임시 폐원을 검토 중이다.

◇'호남 관문' 무안국제공항 방역 비상

A씨 가족이 태국 여행 후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것이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호남의 관문인 무안공항은 현재 운항이 중단된 중국 노선 3개를 포함해 16개 노선이 운영 중이다.

현재 중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A씨 모녀를 계기로 다른 국가에서 입국한 승객들에 대한 추적조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무안공항 검역지소는 입국자 이상 여부 확인을 위해 열감지 카메라를 2대 운영 중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염지역으로 지정된 중국여행객에게만 건강 체크리스트 작성을 요구해 왔다.

전남도는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모니터링 대상을 감염국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건의할 방침이다.

◇경찰, 가짜뉴스 확산 차단 총력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가 확산돼 사회적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A씨 가족의 신상이 담긴 공문서가 유출돼 급속히 확산되자 진원지를 확인하고 있다.

해당 공문서는 광주 광산구보건소에서 작성돼 광주시에 보고된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은 광산구청과 광주시청 관계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최초 유출자를 추적하고 있다.

각종 유언비어가 SNS에 유포되고 있는 것도 수사 대상이다. 유언비어 중에는 확진자의 개인정보는 물론 이동 경로까지 그럴 듯하게 짜깁기돼 있어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경찰은 A씨와 관련된 것처럼 보이는 '가짜뉴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맘카페' 등에 접속해 유언비어 작성자를 쫓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dhnew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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