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인력 늘어나는 신라젠…3가지 핵심 의혹과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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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06. 오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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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이기범 기자

검찰이 특수부 폐지 조직 개편으로 잠시 멈췄던 신라젠 수사를 재개하려는 모양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담당 수사팀 보강 지시를 내리는 등 신라젠 사건이 주요 수사 사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검찰 수사가 신라젠 사건에 여권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추 장관이 임명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과 검찰 인사를 두고 갈등하는 가운데 신라젠 수사 인력 정비를 지시해서다. 이 지검장은 윤 총장 지시에 반대 의견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우선 신라젠 임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을 주요 혐의점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외에 제기되고 있는 신라젠과 여권 연루 의혹은 아직까지 실체가 불명확한 부분이 많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다.



의혹 1. 임상 3상 중단 직전 미공개 정보 이용한 차익 실현


지난해 8월28일 부산 북구 부산지식산업센터 내 신라젠 본사에 검찰이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진=뉴스1

현재 검찰 수사의 초점은 신라젠 전략기획 전무 신모씨에게 맞춰져 있다. 신씨는 지난해 7월8일 항암 치료제 펙사벡의 3상 중단 발표 직전 보유 중이던 보통주 16만7777주를 4회에 걸쳐 전량 장내 매도했다.

검찰은 신씨가 펙사벡의 무용성 평과 결과를 미리 알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해 8월2일 임상 3상 중단을 권고 받았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신라젠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4만원대 중반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하루 만에 3만1200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8월28일 검찰이 서울 여의도의 신라젠 서울지사와 부산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반론
당시 문은상 신라젠 대표 등 신라젠 고위 임원들은 "글로벌 임상 3상에 회사가 전혀 개입할 수 없다"며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신라젠은 "검찰 조사에 앞으로 성실히 임하겠다"며 "미공개 정보 이용에 관해서는 일부 임직원에 국한됐다"고 한발 물러섰다.



의혹 2. 문재인 정부와 결탁해 성장했다?


신라젠과 관련된 또 다른 소문으로 회사가 문재인 정권과 유착해 성장했다는 의혹이 있다. 주가 상승으로 벌어들인 돈이 이번 정권에서 정치 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주로 보수 정치권·지지층에서 제기되는 의혹이다. 보수 정치권에서는 주가 상승 시기가 문재인 정부 초기라는 점도 근거로 든다. 이언주 의원은 지난해 8월 "문재인 수혜주로 불렸던 신라젠"이라며 임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신라젠은 상장 전 장외시장 시가 총액 1조원 규모 '장외 최대 대어'로 불렸다. 공교롭게도 상장 첫 해가 문재인 정부 1년차였다. 2016년 12월 상장 후 2017년에는 코스닥 시총 2위 대어로 성장했다. 주가가 가장 비쌌을 때는 상장 시초가 대비 약 11배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반론
이같은 주장에 반론으로는 신라젠의 성장, 상장이 보수 정권에서 주로 이뤄졌다는 점이 제시된다.

신라젠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심사를 통과한 시점은 2016년이다. 그 해 12월 상장을 앞두고 4월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후 10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되기도 전이었다.



의혹 3. 부산 기반 신라젠, 유시민 등 친문 인사들과 연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홍봉진 기자


보수 정치권에서는 신라젠의 본사가 부산이라는 점에도 주목한다. 신라젠은 부산대 의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참여정부 때인 2006년 창립했다. 이 때문에 보수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측근들의 근거지가 부산이라는 점에서 연관성을 찾고 있다.

부산대 의대에서 현 정권과 관계된 인사들이 배출됐다는 점도 근거로 거론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논란에 연루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나 대통령 주치의인 강대환 교수 등이 부산대 의대 교수 출신이다.

특히 신라젠과 연관이 있다고 거론되는 인물은 친노(親 노무현)·친문(親 문재인) 그룹의 핵심 인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유 이사장이 2015년 신라젠의 펙사벡 기술설명회에서 한 축사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신라젠 상장 1년 전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유 이사장은 투자사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의 이철 대표의 부탁으로 기술설명회에 참석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대표와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를 매개로 유 이사장이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상장 전 신라젠 최대주주(지분 14%)였다. 현재는 VIK가 무허가 유사 수신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9월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2016년에도 참여정부 시절 국정홍보처장 김창호씨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던 일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조 전 장관과 노환중 원장이 연관돼 있다는 점을 들어 조 전 장관과 신라젠을 연결 짓는 무리한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반론
다만 현 정권 인사들과의 유착 의혹은 아직까지 소문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각각의 연결고리가 뚜렷하지 않아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나있지 않다.

6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와 인터뷰한 신장식 변호사는 "제가 보기에는 등장인물들이 유 이사장을 비롯해서 강대환 대통령 주치의 이런 분들이 등장 인물이 있긴 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증거를 가지고 얘기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5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유 이사장도 "의혹이 있으면 박근혜 정부 검찰이나 윤석열 사단이 놔뒀겠나"라며 "극우 유튜버 마음대로 떠들어대는 것"이라고 반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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