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이낙연·황교안, 총리출신·대선주자급 걸맞은 명품대결 펼치길
이번 종로 대전은 여러모로 주목된다. 두 전직 총리가 정치 1번지에서 경쟁하는 것 자체가 초유의 일이다. 다음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큰 의미를 두긴 어렵지만 두 사람은 또한 여권과 야권을 통틀어 가장 앞서 있는 차기 대선주자다. 대선 전초전이라는 설익은 의미 부여까지 뒤따르는 것은 그래서다. 두 사람이 선보일 선거 기치와 운동 양태 하나하나가 지역 민심과 전국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권 도전 등에 얽힌 두 사람의 정치운명이 총선 경합 양상과 승패에 크게 좌우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아니나 다를까 황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며 이번 경쟁을 지역구 일대일 싸움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 대 황교안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우며 몸값을 키워 대결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전 총리 역시 기다렸다는 듯 언론 입장문을 내고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환영하며 종로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거론했다.
실제 그럴 것이다. 지역구 유권자들이나 국민들이 보고 싶은 모습은 정권의 잘못이 있다면 매섭게 꾸짖는 것이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대안이 있다면 다 내놓고 정정당당하게 선택을 다투는 것일 테다. 집권 후반기 들어 치르는 총선 구도상 황 대표는 국정 실패와 정권 심판을 앞세워 표심을 파고들 것이다. 이 전 총리에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만큼 범보수 세력을 총결집하려 할 것이 자명하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서 임기 절반을 함께한 이 전 총리는 우위를 보이는 개인 지지도를 바탕으로 야당의 발목잡기를 비판하고 여권에 개혁할 기회를 더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대만 종로구일 뿐 여당과 제1야당 간 건곤일척의 전국단위 싸움 같은 그림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종로 선거는 기대감 못지않게 이상과열과 혼탁, 첨예한 진영 대리전의 우려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 사람이 차기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정치에 등 돌린 이들에게까지 희망을 선사한다면 승패를 떠나 모두 사실상 승자가 될 수도, 누군가는 져도 이기는 싸움을 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두 사람 모두 정치적 위상에 걸맞은 화두를 제시하며 품위 있게 경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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