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글로벌 컬처기업 '우뚝'..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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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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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CJ그룹 부회장 CJ그룹 제공

이재현 CJ그룹 회장 CJ그룹 제공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
아카데미 4관왕의 수상작 '기생충'의 투자·후원기업 CJ그룹이 지양하는 경영 모토중에 하나다. '문화로 국민과 함께 즐긴다'라는 일명 컬처조이(Culture Joy)가 이번 기생충의 수상으로 세계인이 참여하는 컬처조인(Culture Join)으로 확대됐다.

영화 '기생충'의 글로벌 영화제 수상으로 투자·후원사인 CJ그룹의 문화사업이 재조명 받고 있다.

CJ가 투자한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상뿐만 아니라 칸국제영화제, 골든글로브 등 쟁쟁한 세계적인 상을 싹쓸이했다. CJ그룹이 명실상부한 한류 문화콘텐츠의 중심에 우뚝 서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기생충'의 뒤에는 CJ그룹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다는데 영화인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생충'의 영광은 알 수 없던 미래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한 CJ그룹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지난해 받은 후 CJ ENM 임직원의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문화로 국격을 높였다"며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선대(이병철) 회장님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 20여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산업에 투자했고,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을 믿고 선택했던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영화와 음악, 드라마 등 독보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면서 문화 산업에 지속해서 투자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CJ, 불가능한 꿈이라도 꾸게 해줘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최고 권위의 작품상을 수상한 후 무대에 오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운을 뗀 뒤 "'기생충'을 지원하고, 함께 작업을 하고, 사랑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히면서 동생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향해서 "우리가 설사 불가능한 꿈이라 해도 꿀 수 있게 지원을 해준 동생(이재현 회장)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지난해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을 때도, 미국의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할 때도 현장에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하며 기쁨을 나눴다.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 당시 가족과 배우들과 함께, 제작지원을 한 CJ를 언급하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기생충' 성과의 중심에는 봉준호 감독이 있다는 것에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이미경 부회장을 위시로 한 CJ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CJ그룹은 CJ ENM 미디어부문을 통해 영화, 드라마, K팝 등 다양한 문화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장편영화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의 흥행참패 이후 절치부심하던 봉준호 감독과는 '살인의 추억' 배급사로 첫 인연을 맺었다. '살인의 추억' 후속작인 영화 '마더'는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했지만 봉준호 감독에 대한 지원은 계속됐다. 4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봉준호 감독의 첫 글로벌 프로젝트였던 '설국열차'에도 과감히 투자했다.

'기생충'의 책임프로듀서(CP)로 이름을 올린 이미경 부회장은 2014년 이후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칸국제영화제' 수상 이후 해외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는 '기생충'의 현지 활동에도 CJ그룹의 전폭적인 뒷받침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다.

■낮은 영업이익률에도 지원 꾸준
CJ ENM 미디어부분은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 있지만, CJ그룹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계열사다. 지난 2019년 3·4분기 현재 매출은 4269억원,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CJ ENM의 주요 영역인 미디어 부문과 영화 부문은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 힘들면서도 많은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콘텐츠 사업은 국적을 넘어선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갈수록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하는 환경이다.

결국 수익을 내기 위해선 전세계인의 정서를 관통할 수 있는 주제를 사전에 철저히 기획하고, 수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CJ ENM이 tvN 채널을 중심으로 '삼시세끼'나 '응답하라' 시리즈, '미스터 션샤인'처럼 인기를 끈 드라마·예능이나,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광해, 왕이 된 남자' '극한직업' 등 성공한 영화로 기억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CJ그룹으로선 뼈아픈 실패도 많이 경험했지만 이 모든 성공과 실패를 바탕으로 '기생충'의 영광도 현실이 됐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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