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英 ‘기생충’ 상영관 대폭 늘어… 전세계 ‘봉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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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11. 오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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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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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재개봉… 서점가 각본집 등 판매 20배 이상 급증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른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한국에서도 “봉!”, 미국에서도 “봉!”, 전 세계가 “봉준호 감독”을 연호하고 있다. 오스카 4관왕을 계기로 다시 불 붙고 있는 ‘기생충 신드롬’이 심상치가 않다.

먼저 박스오피스가 요동칠 조짐이다. 미국에서 ‘기생충’ 상영관 수는 1,060개.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했을 당시에는 단 3곳에 불과했다. 이번 주말에는 2,0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는 기사까지 실었다.

제92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이 열린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오스카 효과’가 즉시 나타났다. CGV LA점은 시상식 다음날인 10일부터 ‘기생충’ 상영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렸고, 부에나파크점도 5회에서 7회로 늘렸다. 저스틴 프릿쳇 점장은 “지난달 초 골든글로브 수상(미국 개봉 13주차) 직후 객석율이 2배로 늘었다”며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인한 흥행 효과는 골든글로브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현재까지 북미 지역에서 3,553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비영어권 영화 중 역대 흥행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인데, 조만간 5위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3,760만달러)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으면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이 20%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생충 신드롬은 영국에서도 거세다. 지난 7일 개봉한 이후 첫 주말에만 매출액 140만 파운드를 거둬들였다. 현재 130여개인 상영관도 주말에는 400여개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박스오피스도 예외는 아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열린 10일(한국시간) ‘기생충’은 국내에서 재개봉했다. 이날 하루 동안 1,700여명을 불러 모으며 일일 흥행 순위 9위로 직행했다.

예매창이 낮 12시가 가까운 시간에 열렸음에도 CGV 용산아이파크점 상영관의 경우 좌석판매율이 무려 40%를 기록했다. 상영관을 늘려달라는 요청도 폭주, 이 극장의 경우 10일에는 1회만 편성했는데 11일에는 4회로 늘렸다. 1,000만명이 극장에서 관람하고 IPTV와 OTT 등 온라인서비스에도 풀린 영화가 이처럼 다시 극장에서 환대받기는 이례적이다. ‘기생충’은 26일부터 흑백판도 선보인다.

서점가도 돌풍이다. 봉 감독이 직접 쓰고 그린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의 판매량이 수상 전날 대비 20배 이상 치솟았다. 두 책을 묶은 세트는 인터넷서점 예스24 베스트셀러 10위에 올랐다. 수상 당일에만 1,110부가 판매됐다. 무려 26배 늘어난 수치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도 수상 소식이 전해진 오전 10시 30분부터 6시간 동안 350권이 팔렸다.

농심은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 조리법 동영상을 11개 언어로 제작해 온라인에 공개했다. 다음달엔 미국에서 ‘짜파구리’ 컵라면도 출시할 예정이다. 농심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 뒤 미국 등 해외 거래처에서 짜파구리 구매 요청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며 “3월 미국 시장에 짜파구리를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오스카 트로피가 돌잡이 용품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생충’ 포스터 속 잘려진 다리에 오스카 트로피 상단부를 합성한 재치 있는 패러디물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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