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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일본도, 중국도 못이룬 문화강국의 꿈' 이뤘다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BTS는 저의 3000배. 대한민국은 멋진 아티스트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다이나믹한 나라.” 지난 달 5일 열린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으며 봉준호 감독이 한 말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으로 일본도 중국도 이루지 못한 문화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힘을 증명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받고 기뻐하는 ‘기생충’ 팀(사진=CJ ENM 제공)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영화사뿐 아니라 세계영화사에 기념비적 작품이 됐다. 1919년 ‘의리적 구토’로 출발한 한국영화 101년 만의 쾌거다. 아카데미의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동시에 석권한 건 아카데미의 역사에서도 92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 이로써 K드라마, K팝에 이어 K무비까지 대중문화 전 분야를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을 받는 나라가 됐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라고 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바람이 완성되는데 더 한걸음 나아갔다.

한국영화는 ‘기생충’으로 세계 최대 영화 시장으로 미국영화산업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아카데미에 첫 깃발을 꽂았다. 한국영화는 1963년 고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출품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카데미에 도전해왔고 2000년대 들어서서 출품작이 영화진흥위원회의 선정작으로 변경돼 2002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2013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2014년 강이관 감독의 ‘범죄소년’, 2015년 심성보 감독의 ‘해무’, 2016년 이준익 감독의 ‘사도’, 2017년 최동훈 감독의 ‘암살’, 2018년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 그리고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도전을 했지만 노미네이트에 번번이 실패했다. ‘버닝’이 국제영화상 예비후보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기생충’은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동시에 석권한 최초의 한국영화이자, 세계영화로는 세 번째 작품이 됐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잃어버린 주말’이 1946년, 델버트 맨 감독의 ‘마티’가 1955년 칸국제영화제와 아카데미 최고상을 수상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앞으로 세계영화의 무게 추가 봉준호 감독에게 넘어갈 것”이라며 “봉준호 감독이 한국 대표 감독이 아니라 세계 대표 감독이 될 것이며, 한국영화가 칸과 할리우드를 제배한 만큼 후배 영화인들의 목표치도 높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기생충’의 작품상과 감독상은 보수적인 아카데미 입장에서도 파란으로 여겨진다. 아카데미는 그간 인종, 젠더 차별 및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올해도 시상식을 앞두고 다양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독상 후보에서 여성 감독이 빠졌고, 주연 및 조연상 후보에서 유색 인종은 ‘해리엇’으로 여자주연상 후보에 오른 신시아 에리보가 유일했다. 이 점이 ‘기생충’의 작품상 또는 감독상 수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정지욱 평론가는 “‘기생충’의 작품상은 아카데미의 입장에서도 보수성을 한꺼번에 깨뜨린 일대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아카데미가 이번 시상식을 통해서 환골탈태하고 그들의 권위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짚었다.

봉준호 감독은 또 한번 게임체인저임을 증명했다. 3년전 ‘옥자’로 넷플릭스 영화 논란을 촉발시키며 세계영화산업에 영화의 본질에 대한 화두를 던졌던 그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한국영화와 세계영화의 새 역사를 쓰며 세계영화산업의 판을 바꾸고 있다. 미국 중심적 사고방식을 깼다는 “오스카는 로컬” “1인치의 장벽” 등 그의 어록도, 한국영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이끌고 있는 점도 그러한 면모를 엿보게 한다. 오동진 평론가는 “젊은층은 OTT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언어의 콘텐츠를 접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데 기성세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렇지 못하다”며 “봉준호 감독의 발언은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미국의 권위의식, 사대주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짚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봉준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 영화인 ‘기생충’은 빈곤층 가족과 부유층 가족의 만나면서 벌어지는 뜻하지 않은 사건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냈다.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와 이야기에도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빈부격차와 계급갈등을 다룬 주제가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며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박미애 (orial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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