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전력으로 IoT 단일칩 구현..융합연구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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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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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심재윤 포스텍 교수
'10억분의 1' 나노와트 전력으로
무선통신·충전·센서 플랫폼 가동
인체 삽입 가능한 임플란트형부터
스마트시티·보안 분야로 응용 가능
심재윤(앞줄 네번째) 포스텍 교수와 연구팀이 연구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서울경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IoT)은 주변 데이터를 수집·공유하는 센서 기술과 네트워크 기능이 가능한 초소형 ‘단일칩 컴퓨팅 시스템(SoC·System on Chip)’ 설계 기술이 요구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서울경제신문이 공동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2월 수상자인 심재윤(51)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다양한 IoT 융합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최초로 나노와트(㎻·10억분의 1와트) 수준의 전력만으로 작동하는 무선 IoT용 플랫폼을 단일칩으로 구현해 헬스케어·스마트시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을 튼 것이다. 그는 “SoC는 데이터 입출력을 위한 무선통신과 배터리 충전 등의 기능을 갖춰야 해 기존 연구와는 차별화된 초저전력 설계 기술이 중요하다”며 “한 개의 칩에 완전 구동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현돼 시스템 기술과 반도체 설계·제조 기술이 종합된 정보기술(IT)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심 교수 연구팀은 나노·바이오 센서, 루프 안테나, 초소형 박막 배터리 등을 하나의 칩으로 구동하는 SoC를 개발했고 그중 가장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인체에 삽입 가능한 임플란트형 초소형 나노와트 무선 센서 플랫폼을 구축했다. 체내 임플란트형 센서 플랫폼은 외부 부품 없이 모든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해야 해 가장 난도가 높은 SoC로 불린다. 그의 팀이 개발한 칩은 특정 센서에만 한정되지 않고 범용성을 갖고 있어 나노·바이오 센서 분야 연구, 임플란트 진단의학 분야 연구, 다양한 소재 분야 연구에 융합이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헬스케어·스마트시티·보안 등 다양한 IoT 분야에서 신기술의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나노와트 스마트 콘택트렌즈 제어 단일 칩 시스템.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심 교수는 “센서의 반응을 정기적으로 숫자로 변환한 후 무선통신을 통해 이를 외부로 전송하며 필요하면 약물전달 패치 또는 치료를 위한 발광다이오드(LED)를 구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외부 전기 에너지를 무선으로 받아 내부의 초소형 박막 배터리를 충전하는 독립적인 컴퓨터 시스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하나의 집적회로 칩에 구현했는데 100나노와트 수준의 전력밖에 쓰지 않는다며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례로 당 진단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이러한 초저전력 컴퓨팅 칩이 꼭 필요한 응용처로 손꼽힌다. 심 교수는 실시간 당 진단용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이에 필요한 기준전압 생성회로를 지난해 6월 반도체 회로 분야 최대 학술행사 중 하나인 ‘IEEE 초고집적 회로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심 교수는 “집적회로 설계는 트랜지스터라는 레고 블록을 창의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예술적 감각이 필요하다”며 “나노·바이오 센서 소재, 임플란트 진단의학, 배터리·안테나 부품 기술 등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술 발전의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포항산업기술연구원(RIST) 스핀오프 벤처기업인 ㈜노드톡스를 통해 유해가스 감지 솔루션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인터로조·㈜화이바이오메드와는 안질환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사업화에 나서 기술 상용화의 물꼬를 텄다. 그는 “센서와 관련한 많은 연구가 전자기기로서의 고려가 충분하지 않아 사업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적다”며 “센서 연구를 실질적인 전자 시스템으로 실현해 전력 소모를 거의 하지 않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초소형 컴퓨터 칩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 초연결 위한 핵심기술을 사업화 큰 보람”


심재윤 포스텍 교수가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초연결을 위한 핵심기술을 사업화한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낍니다.”

심재윤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물인터넷(IoT)의 미래를 앞당길 5세대(5G) 기술의 일상화, 100세 시대를 이끌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 혁신의 배경에는 ‘단일칩 컴퓨팅 시스템’이라 불리는 초소형 SoC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업화를 위해 벤처기업까지 만들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연구와 인재양성, 양자컴퓨터 개발, 벤처기업 기술 지원, 국제 학술활동 등 1인 4역을 수행하는 셈이다.

그의 ‘초저전력 센서 인터페이스용 단일칩 센서 플랫폼’ 기술은 포스텍 기술의 산업화를 내건 포항산업기술연구원(RIST)의 공동사업화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그 결과 RIST 최초의 스핀오프 벤처기업인 ㈜노드톡스를 설립했다. 사업모델은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작고 가벼우면서도 가장 적은 전력을 소모하고 아예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가 없는 개인 부착형 유해가스 감지 스마트센서 솔루션이다. 그는 “해마다 많은 기업에서 가스 질식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이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활짝 웃었다.

벤처기업 만들어 기술지원 활발

양자컴퓨터 실물 구축에도 온힘



심 교수는 지난해 문을 연 포스텍 확장형 양자컴퓨터 기술융합 플랫폼 센터도 이끌고 있다. 양자컴퓨터 분야로는 최초로 공학 분야 선도연구센터 사업에 선정됐다. 그는 “양자컴퓨팅에 필요한 큐비트라고 하는 단위 연산자의 개수가 늘어나며 제 연구 분야와 관련이 있는 시스템 집적화의 문제가 중요해졌다”며 수많은 기술적 장벽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센터는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후발 국가인 우리나라에 양자컴퓨터 실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많은 양자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센터로 성장하는 게 장기 목표”라고 포부를 피력했다.

한편 그는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졸업 예정 학부생들이 뽑은 ‘베스트 티처 어워드’의 초대 수상자로서 후학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내가 한 일이 다른 사람이 다시 해야 하는 일이 되면 나는 아무것도 안 한 것이 되어 버린다”면서 “공학자라면 피할 수 없는 것이 결과에 집중돼 있는 평가인데 이를 결정하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연구를 시작할 때가 아니라 내가 싫어하는 것을 끝맺을 때의 정성”이라고 말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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