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네틱스넥스트BT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경남제약 인수전에서 넥스트BT가 유리한 기회를 다시 얻었다. 바이오제네틱스 측의 경남제약 이사회 장악이 일단 무산됐기 때문이다.

경남제약은 7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을 철회했다고 5일 공시했다. 기존에는 바이오제네틱스 측 인사를 사내외 이사와 감사에 선임하는 안건이 담겨 있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지난달 7일 라이브플렉스와 함께 이앤인베스트먼트로부터 경남제약 전환사채(CB) 100억원어치를 인수하고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지분 11.29%를 확보했다. 임시주총에서 이사회를 장악하면 경남제약 인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경남제약 경영진을 만나 협의를 거치지 않은 인수 절차를 밀어붙이면 거래 재개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상장폐지 유예 이후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경남제약은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향후 회사 경영혁신위원회 심사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거래소와 충분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경남제약 인수전의 승자가 넥스트BT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임시주총을 위한 주주명부는 지난달 13일 기준이지만, 정기주총 명부는 작년 말 기준이 된다. 즉 임시주총이 열렸으면 바이오제네틱스가 의결권 11.29%를 보유한 대주주이지만, 정기주총에서는 의결권이 ‘0%’가 된다. 넥스트BT는 경남제약의 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를 인수해 경남제약을 장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초 인수 시도는 조합원 총회를 통과하지 못해 실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와 협의 없이 바이오제네틱스 측 손을 들어주려다가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불리했던 넥스트BT에 기회가 온 것”이라고 했다. 이날 넥스트BT는 경남제약 인수 기대로 18.80% 급등한 21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