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에 판치는 가짜뉴스… 목회자가 중심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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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갈등 사회 예수가 답하다] <2부> 교회, 갈등의 중심에 서다 ③ 가짜뉴스 저수지가 된 교인 채팅방

서울 양천구 A교회에 다니는 B씨는 최근 여전도회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메시지를 본 뒤 고민에 빠졌다. 같은 교회 성도가 신천지에서 배포한 유인물 사진과 함께 “좌파 독재가 설치니 신천지도 유인물 배포하면서 신난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그 성도는 ‘촛불’과 ‘노란 리본’을 합하면 북한 조선노동당기가 된다는 등의 내용도 게시했다. B씨는 “교회 단톡방에 가짜뉴스가 너무 많이 올라온다. 단톡방에서 나가고 싶지만 ‘○○○님이 나갔다’는 메시지가 뜨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했다.

정치·이념적 이해관계를 위해 유튜브나 카카오톡을 통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이들이 많다. 가짜뉴스란 언론 보도의 형식을 띠고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되는 거짓 뉴스를 뜻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최근 발표한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도 10명 중 9명이 ‘가짜뉴스는 심각하다(매우+약간)’고 봤다. 종교별로 세분화해서 보면 기독교인이 느끼는 심각의 정도가 다른 종교인보다 컸다. ‘심각하다’고 본 89.8% 중 71.6%가 ‘가짜뉴스는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가톨릭(58.1%)이나 불교(63.8%)에 비해 높다.


기윤실은 교인들이 카톡방 등을 통해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교회에는 여전도회, 성가대 등 소그룹 모임이 많다. 모임별로 소식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단체 채팅방에서 가짜뉴스가 유통되곤 한다.

가짜뉴스의 문제는 터무니없는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꾸미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특정인이나 단체를 공격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만들어 유포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명백히 불법이다.

최근에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밀알복지재단 이사장 홍정길 목사 등 보수 성향의 복음주의 목회자들도 극우 유튜버들의 공격을 받았다. 문제는 이런 가짜뉴스가 일부 교인들의 채팅방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강한 교인들이 나서서 퇴출시키지 않으면 복음 전도의 길을 막고 교회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유발할 수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부총회장인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는 지난달 SNS를 통해 “잘못된 사실을 유포하며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했다”며 C목사를 고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소 목사는 “가짜뉴스로 한국교계 지도자들을 공격하고 무책임하게 흠집 내는 일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가 교회에서 중심을 잡고 성도들도 절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승원 총신대 신학과 교수는 “편을 갈라 싸우는 진영논리는 기독교에 맞지 않다. 복음은 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경영연구원 운영위원인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성도들은 이념적·정치적 행동을 절제하고 목사는 복음으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실천하는 교회도 있다. 경기도 수원 D교회는 최근 새로 등록한 신자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새신자는 단톡방에 초대되자마자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를 올렸다. 교인들은 불편해했다. D교회 관계자는 “목사님이 교회에서 정치이야기 하는 것을 금지했다”면서 “교인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 새신자는 단톡방에서 나가 버렸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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