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 '일제의 아픔, 잊지말자' 

나무위키 안중근

많은 연인들이 고민에 빠지는 2월 14일, 다가올 발렌타인데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 발렌타인데이인 2월14일은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 일이기도 하다. 발렌타인데이는 2월 14일로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다. 많은 연인들이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좋은 마음으로 준비하는 발렌타인데이지만 오래 만나다보면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발렌타인데이 유래는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기 269년 로마 황제 클라우디스 2세는 결혼 금지령을 내렸지만 발렌티노 주교는 젊은 연인들을 몰래 교회로 찾아오게 해 주례를 서고 결혼을 시켜주었다. 분노한 황제는 사형을 언도했고 그해 2월 14일 발렌티노는 몽둥이질과 돌팔매질을 당한 뒤 처형됐다. 기독교 박해 속에서도 가난하고 병든 이들 젊은이들을 도왔던 인물로서 성인 발렌티노의 정신을 기념하는 날이 바로 발렌타인데이인 것이다.

이에 110년 전 2월 14일에는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았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일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뒤 이듬해 2월14일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로부터 42일 만인 3월26일에 안 의사는 33세의 젊은 나이로 순국했다.

전언을 통해 재구성된 편지에는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먹지 말고 죽으라"라고 적혀 있었다. 안중근은, 문명개화를 통해 실력을 닦는 것이 대한 독립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 문명 개화론자이면서, 동시에 일본의 보호정치가 한국의 문명개화가 아닌 국권침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바로 무장투쟁의 선두에 나선 솔선수범의 행동가였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나라별로 발렌타인데이를 보내는 법은 다음과 같다. 미국과 캐나다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댄스파티를 열고 하트와 큐피트가 그려진 카드를 만들어 보낸다. 미국은 남녀 구분 없이 'Happy Valentine's Day'라는 메세지와 함께 마음이 담긴 편지를 주고받는 경우가 보편적이며, 가볍게 식사하는 것으로 기념하는 연인들이 많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화이트 데이는 따로 없다. 마크에서는 아네모네라는 하얀 꽃다발을 친구에게 보내고, 이탈리아에서는 발렌타인데이 축제가 열린다.

한국의 발렌타인 데이는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1336년 일본의 한 제과점이 발렌타인데이와 초콜릿을 연계해 광고 활동을 벌이면서 일본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 1960년 일본의 제과점에서 여성들이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으로 마음을 표현하도록 장려하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발렌타인데이 풍습이 생겼다.

일본에서 생긴 풍습이 1980년대 중반, 우리나라로 유입이 되었다. 일부에서는 젊은이들의 욕구를 악용하려는 상혼이 빚어낸 그릇된 사회현상이라고 비판하지만 남녀가 특정한 날을 이용해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아름다운 일이라는 생각이 넓게 퍼졌다.

중국에서는 2월 14일을 정인절(情人节)이라고 부른다. 연인들이 서로 초콜릿과 꽃 등의 선물을 주고받거나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 식당에서 식사를 즐긴다. 한국과 다른점은 3월 14일 화이트데이를 챙기지 않으므로 발렌타인데이를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로 공식화하고 있지 않다.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고백하면서 자유롭게 마음에 드는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여겨지고 있다.

오늘날에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행복한 시간으로 알려진 2월14일, 이날 광복의 기쁨과 일제의 암흑기의 아픔이 우리 역사에 자리하고 있음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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