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뿐만 아니라 3월 26일도 기억해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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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일' 뿐만 아니라 '집행일'도 기억하자

[오마이뉴스 임영은 기자]

사람들에게 '2월 14일'을 물어보면 대부분은 발렌타인데이를 말한다.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들과 서로 초콜릿이나 사탕을 주고받는 날로, 그리스도교의 성인 발렌티누스를 기리는 축일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안봉선풍경부만주화보' 중 안중근 의사 공판 과정 스케치본
ⓒ 서울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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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월 14일은 우리의 독립운동 역사에서 슬픔의 날이다. 1910년 02월 14일,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죄로 마지막 공판의 판결을 받았다. 의사의 재판은 총 6차례 이루어졌는데 판사, 검사, 변호사, 통역관, 방청인은 모두 일본인이었다. 이렇게 형식적으로만 진행된 재판의 결과는 뻔했고 결국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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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을 선고 받은 후 의사는 뤼순 감옥에서 자서전인 '안응칠역사'와 거사의 이유를 밝힌 '동양평화론'을 저술하는 것에 힘을 쏟았다. '동양평화론'을 완성할 때까지 만이라도 사형을 미루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일본은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사형을 집행했다.?
 
 모친 조마리아 열사가 지은 옷을 입은 안중근 의사, 사형 집행 5분 전의 모습
ⓒ 독립기념관

 
1910년 3월 26일, 의사는 어머니 조마리아 열사가 지은 수의를 입고 뤼순감옥 사형장에서 순국한다. 31세의 나이였으며,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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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2월 14일을 발렌타인데이가 아닌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일로 기억하자는 언론의 보도는 많지만, 정작 사형이 '집행'된 3월 26일에는 관련된 보도는 적다. 어쩌면 기념일과 연관 지어서 순간적으로 주목받고자 하는, 안중근 의사의 애국정신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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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은 안중근의사의 사형 '선고'일임을 알고, 더 나아가 3월 26일은 안중근의사의 사형 '집행'일이며 아직까지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기억하고 대대적으로 보도해야 하지 않을까. 3월 26일에 안중근 의사 관련 이야기가 더 주목을 받아 많은 이들의 기억속에 남아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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