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클로크로스

1 자전거 경기 중 하나

1.1 개요

Cyclo-cross. CX라고 줄여 부른다. 국내에선 사이클로크로스라는 이름 대신 싸이클크로스로 더 많이 불린다. 아무튼 두 명칭 모두 6~7자로 긴 편이다.

유럽에서 산악 자전거 보다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비포장 험지에서 벌어지는 자전거 경기를 말한다. 보통 그랑 투르가 끝나는 9월이 지나 10월로 접어드는 소위 '시즌 오프' 기간 중에 열리는 경우가 많으며 비포장 도로, 흙길[1], 그리 급하지 않은 산길 등에서 벌어지며 여기에 계단과 같은 각종 장애물을 설치한 코스를 달리는 경기이다.

본격적인 산악 자전거 경기에 비해서는 좀 평이해 보이는 코스지만 이 즈음 유럽은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우기일뿐더러 특히 시즌 후반으로 가면 눈까지 내리기 때문에 한 경기 내에서 아스팔트, 눈, 얼음, 모래, 자갈, 진흙 등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경기는 남자의 경우 약 1시간, 여자의 경우 약 40분 정도로 2-3km 정도의 짧은 코스를 여러 바퀴 달린다. 코스마다 노면이 다를 뿐만 아니라, 경기가 진행될수록 날씨에 따라서 노면이 바뀌기 때문에 프로들은 자전거를 두 대 이상, 휠셋을 네 개 이상 준비해서 이물질과 다양한 노면 상황에 대비한다.

경기중에 선수들이 미끄러지고 급경사에서 엎어지고 진흙으로 완전히 범벅이 되어 버리기 일쑤다.[2] 거기다 장애물이라 설치한 것은 자전거론 넘어갈 수 없는것이 대부분이라 의도적으로 소위 들바를 강요한다.[3] 보는 관객들이야 재미있지만 뛰는 선수들 입장에선 정말로 입에서 욕이 올라오는 경기....

하지만 워낙 역사가 깊은 경기다 보니 유럽에선 상당한 인기를 가진(산악자전거 경기 이상으로) 유서깊은 경기인데다가 시즌오프 중에 열리고 변화무쌍한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과 일반적 로드레이스에서는 단련하기 힘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프로 로드레이서들이 적극적으로 싸이클크로스에 참여하여 시즌오프기간동안의 훈련으로 삼는다. 반대로 싸이클크로스에서 두각을 보여 프로 로드레이스로 전향,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

경기와 동명의, 로드바이크를 오프로드 지형에 적합하도록 만든 자전거를 사용하지만 아마추어 경기에선 간혹 MTB를 타고 참가하기도 한다. 근래 MTB가 워낙 가벼워져서 가능한 일.

국내 자전거계에선 싸이클로크로스 보다 산악자전거가 먼저 도입된데다 전용 자전거의 판매도 지지부진해서 딱히 경기같은게 일어나지 않은 마이너한 분야.

1.2 기술

온갖 장애물들과 노면 상황을 감안해야 되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낮은 속도에서 급경사와 급커브를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프로 CX경기의 평균 속도는 코스에 따라 약 시속 15-25km 정도이므로 높은 속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능력보다는 순발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CX의 상징이라고 하면 역시 자전거를 어깨에 매고 계단이나 진흙 언덕을 넘는 선수의 이미지로, 속도를 잃지 않으면서 자전거에서 빨리 내리고 자전거를 든 채로 장애물을 뛰어 넘거나 언덕을 달려 오른 후 다시 자전거에 타는 기술은 CX선수의 기본 소양이다. 이 기술의 한 예시로, 윗 동영상의 4분 50초 부분을 보면 앞에서 달리던 선수가 급커브에서 넘어지자 바로 자전거에서 뛰어내려서 넘어진 선수를 뛰어넘은 후 다시 올라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 해당 항목명같은 이름로드바이크의 아종

동명의 경기에서 사용되는 동명의 자전거. 얇은 프레임과 드롭바를 지닌, 언뜻 봐서는 로드바이크와 크게 구분이 되지 않지만, CX경기의 특성상 범용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많은 점에서 로드바이크와 동일하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1.강도의 차이[4]: 험지를 다니고 가끔은 큰 충격을 받는 드롭에 점프를 해야하는 등 사용환경이 험하다 보니 일반적인 로드바이크 보다 프레임을 좀더 고강도로 만든다. 하지만 사실 로드바이크 자체 프레임도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대단히 고강도 이므로 딱히 큰 티는 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로드바이크가 섬세하고 약할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단히 터프하다. 일반적 로드바이크도 임도 정도는 문제없이 달릴 수 있고 제대로 된 로드바이크라면 적어도 신문구독하면 주는 저질 자전거들 보다는 튼튼하다. 선수들이 내는 최대 출력인 1~2마력 정도는 잘 버텨내는게 로드바이크 프레임이다. 다만 타이어가 얇고 잘 미끄러지기에 산에서 타면 슉슉 미끄러진다. 실제로 타본 결과, 이건 정말 다윈상 수상감이다 싶었다

2.브레이크의 차이: 로드바이크와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점으로 캔틸레버 브레이크[5]를 달기 위해 브레이크 마운트가 로드바이크과 확연히 구분된다. 이는 로드용 브레이크로는 CX경기의 다양한 노면에 필요한 전천후 제동력이 모자라는데다가, 이물질이 브레이크에 끼어서 작동하지 않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UCI의 디스크 브레이크 제한이 풀린 이후로는 많은 모델들이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6] 캔틸레버 브레이크의 또다른 장점은 분리가 엄청나게 쉽다. V브레이크 친척이라 그런듯. 이게 왜 좋냐면, 사고시 휠이 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브레이크에 휠이 걸려 자전거가 안 굴러가기 때문. 또한 분해가 쉬워 청소도 편하다.

3.타이어의 차이: 또한 험지를 달리기 위해 싸이클크로스용의 소위 깍두기 타이어 비슷한걸 사용한다. !TB보단 얇다. 노면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타이어 너비와 패턴을 사용하며, 로드와 같은 23mm에서 38mm 이상의 타이어까지 다양하다. 타이어 압 또한 노면 상태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하게 사용된다.

4.지오메트리의 차이: 크게 눈에 띄진 않지만 정통 로드바이크와는 지오메트리가 다소 다르다. 첫째로 탑튜브를 잡고 자전거를 들거나 어깨에 걸치기 편하도록 탑튜브와 다운튜브 사이의 공간, 즉 앞삼각의 공간을 일부러 크게 만든다. 탑튜브를 휘거나, 프레임을 납작하게 만드는 방법을 사용한다. 둘째로 비비쉘[7]이 험로에 걸리적 거리는 일이 없도록 로드바이크 보다 전고가 높다-즉 지면과 높이 떠있다. 셋째로 로드보다 훨씬 넓은 타이어를 사용하고도 이물질 배출이 용이하도록 프레임과 바퀴 사이의 공간이 넓다. 그 외에 휠베이스가 좀 더 길어서 안정성을 더 높이는 등 세세한 지오메트리 차이가 있다. 전체적으로 로드보단 고속주행에는 불리하지만 험로에서의 안정성은 더 강한 지오메트리를 가졌다로 정리할 수 있다.

5.기어비의 차이: 고속주행을 할 일이 별로 없는 CX경기의 특성상 일반적 로드바이크의 기어비 보다는 기어비가 좀 작은 편이다. 크랭크는 46/36이 주류이나, 50/34도 사용되며 간혹 트리플 크랭크도 보이고[8] 극단적으로는 MTB용 뒷드레일러와 스프라켓을 사용하는 모습도 있다. SRAM의 CX용 그룹셋인 CX1 같은 경우에는 아예 크랭크 기어가 하나밖에 없다. 대신 스프라켓을 50T까지 크게 늘려 경사에 대응하도록 한다.

6.페달의 차이: 당연하게도 페달은 탈착이 용이하고 이물질 배출이 원활한 MTB 클릿 페달을 쓴다.

7. 케이블의 차이: 로드의 경우 케이블이 다운튜브 아래쪽과 탑튜브 아래쪽을 지나가지만 CX는 이물질이 많이 튀는 곳을 달리고 어깨에 멜때 걸리지 않도록 탑튜브 위쪽으로 케이블이 지나간다. 물론 케이블 내장형 프레임의 경우 예외..

사실 캔틸레버 브레이크 마운트를 제외하면 (범인의 눈에는) 딱히 로드바이크와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아 타이어만 슬릭 타이어로 바꿔도 대충 로드바이크로 쓸 수 있다. 도로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곳에서 타기엔 오히려 원래 로드바이크보다 더 낫다. 해외에서는 단 한 대의 자전거로 모든 곳을 가려면 CX바이크가 좋다라고 할만큼 범용성이 뛰어나다. 캐리어나 스탠드 달기도 편하다. 또한 크로몰리 로드바이크가 거의 없는 현재 CX는 크로몰리가 많이 나오는 것도 장점.
  1. 논두렁길을 연상하면 된다
  2. 항상 진흙에 스폰서 광고판이라 할 수 있는 저지가 더럽혀져 광고 문구가 제대로 안보이기 때문에 스폰서들은 가장 싫어하는 경기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정도
  3. 일부 자신있는 선수들은 자전거를 탄 채로 낮은 장애물을 뛰어 넘기도 한다.
  4. 강성의 차이가 아니다. 주의.
  5. V브레이크가 나오기 전에 강한 제동력을 갖추기 위해 만들어진 브레이크. V브레이크가 나오기 이전엔 MTB들도 이 캔틸레버 브레이크를 사용했다. 사실 엄밀히 나누면, V브레이크도 캔틸레버 브레이크의 일종이다. 통상 말하는 캔틸레버 브레이크는 센터 풀(center pull) 방식이고 V브레이크는 리니어 풀(linear pull) 방식이란 차이가 있을 뿐, 기본 구조가 같다.자세한 내용은 자전거/브레이크참조
  6. 16년, 한 경기에서 앞차와 뒷바퀴와 접촉한 선수가 정강이를 미상의 원인으로 찍혀 크게 다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여론은 막연한 디스크브레이크에 대한 공포로 인해 불안에 떨었고 UCI는 이후 디스크 브레이크를 전면 허용하려던 방침을 바꾸어 유보했다가, 사고의 원인이 로터에 의한 것인지 특정할 수 없다는 점(애시당초 로드에서 디스크 로터 보다 라이더에게 부상을 입힐 만한 수단은 많다)을 인정하고 다시 검토 중이다.
  7. 크랭크가 달리는 부분으로 프레임에서 가장 지면과 가까운 부분
  8. 로드바이크는 대부분 50/34나 52/38의 듀얼 크랭크를 쓴다. 가끔 트리플 크랭크의 로드도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