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드라마보단 야구 모르는 사람들의 오피스극 추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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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15. 오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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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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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로 데뷔작부터 홈런 친 이신화 작가 "어느 팀 팬인지는 비밀"

드라마 '스토브리그'[SBS 제공]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시청률 10% 넘으면 '흥한 드라마'로 취급받는 요즘 방송가에서, 신인 작가가, 그것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스포츠 소재 드라마로 최고 시청률 15%를 넘어섰다. SBS TV 금토극 '스토브리그' 이신화(35)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작가는 최근 연합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대본 집필 소감과 드라마 탄생 비화를 들려줬다. 재밌게 본 스포츠 만화로 'H2', '터치', '공포의 외인구단', '슬램덩크', '그라제니', 'GM', '전설의 야구왕' 등을 꼽은 이 작가는 "시청자분들의 응원에 대본 쓰다가도 자주 울컥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다만 어느 구단 팬이냐고 물어보는 질문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흥을 깨고 싶지 않아서 언급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끝내 비밀에 부쳤다.

이 작가의 '스토브리그'는 꽤 오래전에 시작됐다. 2016년 하반기 MBC 극본 공모에서 그는 동명 시놉시스로 우수상을 받았다. 이 작가는 "3년 중에 첫 1년간은 제작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서 '스토브리그'를 더 진행하지 못했다"며 "제작사를 만나게 된 후에 빠르게 진행돼서 지금 과정까지 오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 이전엔 널리 알려진 대로 EBS 교양다큐멘터리 작가, 드라마 보조각가, 급식 배선원 등의 일을 하며 드라마 공부를 했다.

이 작가는 "신인작가의 데뷔는 (가능성을) 부정하는 수많은 반응에 맞서는 소수의 믿음으로 이뤄진다"며 자신의 대본이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내가 부족한 것일 뿐 신인 작가의 한계는 아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멋진 작품을 준비 중인 다른 신인 작가분들의 작품에 편견 없는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SBS 제공]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드라마로 인식되지만 백승수(남궁민 분)가 단장으로 취임 후 관성에 찌든 조직을 개혁해가는 오피스 드라마이기도 했다.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과 '야잘알'(야구를 잘 아는 사람)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뒀냐는 질문에 이 작가는 "야구를 잘 아는 분들보다는 야구를 모르는 분들이 보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려고 했고, 스포츠 드라마보다는 오피스 드라마를 목표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에 다니는 많은 분께 공감대를 얻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백승수가 야구에 해박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친절한 설명을 하는 부분으로 이해를 돕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현실 고증이 뛰어난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 '스토브리그' 대본 또한 꼼꼼한 취재가 밑바탕이 됐다. 이 작가는 "본격적인 취재는 제작사가 생기고 난 뒤 이뤄졌고 대본을 쓰면서 기회가 되면 틈틈이 취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취재는 대면과 서면을 통해 이뤄졌고, 야구학회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야구 마니아들의 시선을 따라잡아 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선수가 아닌 프런트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의 아이디어 구상은 "'공포의 외인구단'에 나오는 손병호 감독 같은 사람이 단장으로서 팀을 이끈다면 어떨까 생각에서 시작됐다"며 "국내 한 구단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식사를 책임지는 요리사를 국내로 초청해 전지훈련 간 선수들이 먹을 음식의 조리법을 배우도록 했다는 얘기가 깊이 각인 됐다. 화려한 무대가 아닌 뒤 편의 주인공이 드라마틱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프로야구 관계자들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한 데 대해 "야구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됐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야구인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던 이 작가는 시즌2에 대해선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차기작은 몇 가지를 고민 중인데 스포츠 소재는 아닐 것 같습니다. 당장 시즌2를 만든다면 '스토브리그'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릴 것 같아서 제 안에서 16부를 꽉 채울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차오른다면 그때 다시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시청자분들의 사랑에 제대로 보답하는 길이 될 것 같습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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