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범인 이춘재 8차 사건 송치...재심 결과는?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상 4관왕을 차지하면서 그의 영화 살인의 추억이 관심 집중이다. 살인의 추억은 지난 2003년 개봉한 영화로 당시 화성연쇄사건이라 불리던 이춘재 사건을 모티브로해 제작됐다.

한편 지난 2019년 33년만에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된 이춘재를 진범으로 특정할 만한 주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경찰은 한 달 전쯤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이 남긴 증거물들을 다시 살펴보던 도중 한 피해자의 옷가지에 남아있는 제3자 유전자(DNA)를 채취, 범인으로 특정된 이춘재는 모두 10차례의 화성 사건 가운데 1차례 사건의 피해 여성의 속옷에서 최근 검출된 DNA와 다른 1차례 사건 피해자의 유류품 중에서도 이춘재와 일치하는 DNA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56)는 1995년 부터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년 넘는 수감생활 동안 한차례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징벌이나 조사를 받은 적이 한차례도 없는 1급 모범수라고 전해지며 충격을 안겼다.

진범 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공판 준비기일이 열린 6일 담당 재판부가 재심 청구인인 윤모(53) 씨에게 사과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이날 이 사건 1차 공판 준비기일에서 "법원의 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윤 씨는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을 받아 장기간 구금됐다"며 "이미 검찰은 윤 씨가 무죄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록을 제출하고 있고, 이에 관해 변호인이 별다른 이의 없이 동의한다면 무죄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윤 씨의 재심 청구 이후 이춘재 8차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한 결과 윤 씨의 무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아울러 윤 씨의 권리 구제를 위해서 변호인 측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첫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뒤 윤 씨는 재판부의 사과를 언급하면서 "당시 판사들의 얼굴은 보지도 못했다"며 "그들의 사과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지칭한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해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은 모두 이를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 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달 14일 "이춘재가 사건의 진범이라는 자백을 했고, 여러 증거로 볼 때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이춘재 사건 중 윤 씨의 재심 절차가 시작된 8차 사건에 대한 수사를 6일 마무리 짓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경찰은 이춘재에게 살인 등 혐의를, 당시 수사 검사와 경찰 등 8명에게 직권남용 체포·감금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이들은 공소시효 만료로 인해 형사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2차 공판 준비기일은 내달 1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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