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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그땐 '마더'로 미국 산타바바라국제영화제 최우수상

"공생과 기생은 종이 한장 차이…부자와 가난은 전세계 보편적 관심사"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20.02.16 07:47:40

[프라임경제] 10년 그리고 이틀 전인 2010년 2월14일.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5회 산타바바라국제영화제에서 '이스트 미츠 웨스트 시네마 최우수상(Best East Meets West Cinema Award)'을 수상했습니다.

기생충은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까지 4관왕을 석권하며 봉준호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마더는 관람객 298만명을 돌파하며, 범인으로 몰린 아들을 구하는 국민 엄마 역할을 맡은 김혜자의 모성애를 그린 영화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외에도 봉준호 감독의 주요 작품은 '플란다스의 개'(2000)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옥자'(2017) △'기생충'(2019) 등 영화는 익숙한 시선으로부터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 '기생충'은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까지 4관왕을 석권하며 봉준호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봉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마틴 스코세지 감독이 한말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쩌면 가장 개인적이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부터 시작한 이 영화는 빈부격차를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보여줍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이 보이는 반지하와 넓은 잔디, 나무가 보이는 정원이 가득한 대저택은 지상과 지하라는 보이지 않는 계급을 적나라게 그려냅니다.

글로벌 기업을 운영하는 박사장(이선균)은 "선을 넘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데..."라며 운전기사(송강호)를 향해 수 없이 경고합니다.

심지어 냄새를 킁킁 맡으며 인상을 쓰는 모습이 종종 나오는데 이 영화는 우아한 백조와 같은 상류층과 하루 하루를 치열하게 버텨내는 하류층을 냄새로 선을 그으며 공생하지 못하는 현시대를 꼬집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기생충 등 네 작품은 미국 대학교재로 삼아 한국의 현대 사회를 공부하게 된다.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기생충'이라는 제목에 대해 봉 감독은 "이 영화는 현대 요즘 시대에 함께 뒤섞여 살아가는 어려움에 대해 함께 사는 형태가 아름답게 공생·상생이란 단어가 있는데 부정적인 뉘앙스로 흘러가면 기생이 되는 거"라며 "그게 결국 종이 한장 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름다운 공생·상생이 아니라 어쩔수 없이 기생의 처지로 내몰리는 어떤 상황과 사건과 소동을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가속화 되면서 이러한 가난과 부자의 빈부격차를 그린 영화가 또 있습니다.

2013년 935만 관람객을 돌파했던 '설국열차'는 꼬리칸부터 머리칸까지 한칸씩 전진해오는 과정이 지하에서부터 부자집 거실을 습격하는 것 까지 비슷하죠.

봉 감독은 "'설국열차'에서 기차의 꼬리칸은 가난한 사람, 앞에는 부자들의 이야기로 작은 세계 속에서 인간이 먹고자는 집이란 곳에서 서로 다른 부자와 가난한 두 가족을 현미경으로 미세하게 관찰하듯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부자와 가난한 자들의 이야기는 전세계 어디서나 보편적인 관심사라고 봤다"고 말했는데요.

이러한 전략이 통했는지 백인들의 축제라고 여겼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 영화가 오스카 대상인 작품상을 받은 것은 92년 만의 첫 사례로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고 개성있고 디테일한 연출과 촌철살인의 대사, 각본 등을 비롯해 배우들 연기까지 그 역량을 세계에 증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는 지금 봉준호 앓이 중입니다. '기생충'이란 작품으로 세계 영화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작품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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