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NAVER 연예

‘서프라이즈’가 900회까지 장수한 이유

유튜브 '돈플릭스' 방송화면 캡처.

50명만 참가할 수 있는 이 팬미팅의 경쟁률은 무려 20대 1이었다. 순식간에 10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자 연신 환호성이 터졌다. 이들을 보러 전날부터 고향을 떠나온 팬들도 더러 있었다. 인기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방불케 했던 이곳은 다름 아닌 지난 5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MBC 예능 ‘서프라이즈’ 팬미팅 현장이었다.

2002년 시작된 서프라이즈가 지난 26일로 900회를 맞았다. 내년이면 20주년이 된다. 여러 예능이 얼굴을 비추고 금세 사라지는 요즘 때로 10%(닐슨코리아)를 넘기며 오래 사랑받아온 보기 드문 프로그램이다. SBS 예능 ‘동물농장’에서 서프라이즈로 넘어가는 시청패턴은 일요일 아침을 즐기는 공식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잘 알려졌듯 서프라이즈는 신기하고도 신비한 역사적 실화와 미스터리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낸다. ‘진실 혹은 거짓’ 같은 굵직한 코너들과 흥미진진한 일화들로 탄탄한 팬층을 형성해왔는데, 팬미팅 MC를 맡았던 자타공인 열성 팬 정형돈이 대표적이다. 스토리가 반전을 꾀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등의 명대사도 시청자 사이에 회자되곤 했다.

무엇보다 10여년 열연을 펼친 국내외 연기자들, 그래서 얼굴만 보면 아는 ‘그 배우’들이야말로 장수의 일등공신이었다. 빠듯한 일정에 드라마로 치면 3일 분량인 60~80신 촬영이 하루 안에 이뤄진다. 프로그램에는 김하영 박재현 손윤상 김민진 김난영 데이빗 등 배우들의 헌신이 깔려있던 셈이다. 서프라이즈를 즐겨 본다는 학생 이우선(29)씨는 “감동적이거나 알짜배기 정보들이 들어가 있는 에피소드들이 많다”며 “이름은 몰라도 이웃처럼 친근해진 배우들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서프라이즈가 최근 들어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에서 유튜브의 공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옴니버스 형태의 일화가 10분 내외로 끊어지는 터라 유튜브에 선보이기에 안성맞춤이다. 구독자가 40만명에 근접한 동명 유튜브 채널 인기 콘텐츠 조회 수는 대부분 수백만회에 달한다. 헬렌 켈러의 스승 설리번 선생님을 다룬 일화 등 손꼽히는 일화들도 인기가 상당하다.

그렇다면 제작진이 생각하는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꼼꼼한 준비’와 ‘팀워크’였다. 작가 7명과 보조작가 2명으로 구성된 작가진이 각자 5~6개 아이템을 찾아 50여개를 모은 후 추리는 과정을 매주 반복한다. 2000년부터 연출·제작에 오래 몸담아온 신승엽 PD는 29일 “중복되는 이야기는 최대한 배제하고, 선정적 내용도 지양한다”며 “뉴스와 책, 인터넷 등 여러 정보 루트를 활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여년을 동고동락하는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프로그램의 은인들이다. 시작 당시 조명팀이 지금도 함께하고 있다”며 “가족 같은 화목한 관계가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늘 안정적 시청률을 거둬왔던 효자 예능이지만, 고민도 적잖다. 익숙함 속 새로움을 녹여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갈수록 커져서다. 신 PD는 “1000회를 넘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900회 특집으로 선보인 서프라이즈Y를 비롯해 신선한 시도를 거듭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국민일보 채널 구독하기]
[취향저격 뉴스는 여기] [의뢰하세요 취재대행소 왱]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연예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광고

AiRS 추천뉴스

새로운 뉴스 가져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