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성적·성공·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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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라는 이름이 발표됐을 때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대학 교수도, 유명 연구소의 박사도 아닌 일개 중견기업(시마즈제작소)의 학사 출신 연구원이었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탈 때까지 그의 삶은 성공보다는 오히려 실패 쪽에 가까웠다. 일본 북부 도호쿠대 전기공학부에 입학했지만 낙제를 하면서 남들보다 1년 늦게 졸업했고 취업을 위해 가전업체(소니)에 지원했으나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은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주로 어머니로부터 초등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스스로 책을 찾아 읽음으로써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과학기술에 해박했다. 천재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수학에 조예가 깊었지만 다른 과목들은 입학기준에 못 미칠 정도였다. 그나마 수학 실력으로 대학에 입학하지만 성적 부진으로 대학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연구하던 아인슈타인은 노벨상을 받았다. ▼14일 전국적으로 54만명이 넘는 수험생이 수능을 치렀다. 예상보다 시험을 잘 본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단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갈리고 입학할 수 있는 대학도 달라지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다나카나 에디슨, 아인슈타인의 삶에서 보듯 성공은 실패하지 않는 자가 아니라 실패해도 무너지지 않고 늘 열정을 갖고 마음속 깊이 간직한 꿈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가는 자의 몫이다. ▼헬렌 켈러는 생후 2년이 안 돼 빛과 소리를 잃었다. 보지도, 듣지도,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여섯 살 때 설리번 선생을 만나고 인생이 달라졌다. 설리번은 공감할 줄 알았다. 두 사람은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글을 쓰는 방법, 촉각으로 대화했다. 설리번의 인내심과 애정에 헬렌 켈러는 마음을 열었다. 장애를 극복한 헬렌 켈러도 위대하지만 설리번도 역시 위대하다. 지금부터는 가족과 학교, 우리 사회의 역할이 막중하다. 수험생들의 훌륭한 멘토가 된다면 그들의 인생이 더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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