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해피 핑크` `비비드한 오렌지` 색깔전쟁…빨강색은 어느 정당이 가져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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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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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보수진영 정치세력이 뭉친 미래통합당이 17일 공식출범하면서 당의 상징색을 '해피 핑크'로 정했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2012년부터 사용해왔던 상징색인 빨강색을 과감히 버리고 기존의 빨강색에 흰색을 섞은 밝은 파스텔톤 핑크를 선택했다. 중도·청년층까지 외연을 넓히겠다는 인식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꼰대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기위해 지난해 5월부터 '밀레니얼 핑크' 색깔을 사용해왔다. 젊은층에 호감을 얻기위해 당초에는 '밀레니얼 핑크' 라는 명칭이 거론됐는데 '해피 핑크'로 최종 낙점됐다. 미래통합당은 상징색을 공개하며 "국민들의 행복을 생각하는 색"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래통합당 출범식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은 분홍색 넥타이를, 이언주 의원 등은 분홍색 머플러를 착용했다.

당명뿐 아니라 정당 컬러도 당을 정체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선거때면 정당간 한판 컬러전쟁이 불붙는다.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과 민중당은 '주황·오렌지 갈등'을 빚고 있다. 안 위원장이 변신을 꾀하기위해 기존의 초록색에서 오렌지로 당의 색깔로 바꿨는데 기존에 주황색을 사용하고 있던 민중당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민중당은 "소수정당이 가꿔온 이미지를 안철수라는 유명세를 이용해 앗아가 버리다니 대기업 갑질과 무엇이 다르냐"며 "주황색 가로채기를 그만두기 바란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국민당 측은 "눈을 조금 크게 뜨고 들여다보면 색이 좀 다르다. 국민당은 (주황색이 아닌) 오렌지색이다. 조금 더 비비드(vivid·선명한, 강렬한)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비비드한 오렌지색과 주황색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통합 논의가 진행중인 호남계 3당이 어떤 당색을 정할 지도 관심사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청록색, 민주평화당은 녹색, 대안신당은 진녹색을 사용하고 있어 초록 계열이 우세하다.

전통적으로 정치권이 주요 사용하는 당색은 원색이다. 유럽에서는 보수당은 파랑색, 진보정당은 붉은 색이나 노란색을 선호하다. 다만 미국에서는 보수당인 공화당이 빨간색, 민주당이 파랑색을 사용한다. 국내에서도 보수당은 1981년 민주정의당 시절부터 30여년간 상징색을 파란색을 사용했으나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과감히 빨간색으로 바꿨다. 빨간색은 보수진영에서는 금기시되는 색깔인데 고루한 이미지를 벗기위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민주당은 2013년 새누리당이 남겨둔 파란색으로 상징색을 바꿨다. 민주당 60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저서 '브랜딩 불변의 법칙'에서는 '색의 법칙'의 핵심으로 '주요 경쟁자와 다른 정반대의 색상을 쓰는 것이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다'고 꼽고있다. 펩시콜라가 코카콜라의 빨강색과 차별화하기위해 파란색으로 쓰는 것처럼 말이다. 빨강과 파랑은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색깔이다. 빨강은 열정과 에너지, 파랑은 신뢰와 자유의 색깔이다. 괴테는 빨강을 '색의 왕'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미래통합당이 핑크로 갈아타면서 가장 색채효과가 큰 빨강색이 주인을 잃었다. 과연 빨강색은 어느 정당이 가져가게 될까.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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