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안전지대'로 불리던 군도 뚫렸다…군 당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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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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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충남 계룡시 계룡대 공군 기상단 정문에서 관계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날 새벽 공군 기상단에 파견된 공군 A 중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군 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연합뉴스
안전지대로 불리던 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장병들이 연이어 발생해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집단생활을 기본으로 하는 군부대 특성상 초기 방역이 무너질 경우 대규모 감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어느 곳보다 높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장병들과 그 가족 모두 대구를 왕래했거나, 이 지역 신천지교회와 연관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정부 관계자는 “제주 해군부대에 근무하는 병사가 군내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자로 판정된 데 이어 육군과 공군부대에서도 감염자가 추가로 나오며 방역 전선(戰線)에 구멍이 뚫렸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검사 결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해군 병사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대구에서 휴가를 보냈다. 18일 오후 항공편으로 제주에 도착, 부대 인근 편의점을 거쳐 복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병사가 근무하는 제주 제615비행대대에서는 아직 의심 증상을 보이는 장병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심장부랄 수 있는 계룡대에도 코로나19가 침투했다.

충남 계룡시 계룡대 공군기상단에 파견된 공군 장교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어학병 시험문제 출제관으로 지난 17일 대구에서 계룡대 공군기상단에 파견됐다. 19일 고열 증세를 보인 그는 다음날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북 증평 소재 모 육군부대에서는 한 장교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받아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휴가 중 대구에 가서 신천지교회에 다니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17일 공군사관학교 입학식에 참석했던 부모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인 것으로 알려진 공사도 전체 생도를 생활관에 격리했다. 의심 증상을 보인 생도는 아직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공군 관계자는 전했다. 공사 입학식에 참석한 생도의 부모는 경북지역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대구·경북 지역을 왕래한 장병들과 그 가족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대구·경북 지역 군부대는 초긴장 상태다.
21일 강원 양구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한 군인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국방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22일부터 전체 장병의 휴가·외출·외박·면회를 통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예하 부대를 비롯, 공군 주력기인 F-15K 기지가 있는 공군 11비행단과 공군 군수사령부 등 크고 작은 부대가 많아 근무 장병도 상당하다. 군은 우선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인 31번 환자가 발열 증상을 보인 지난 10일부터 대구·경북지역으로 휴가나 외출·외박을 나간 장병의 전수 조사에 돌입했다. 군 관계자는 “1차 전수조사를 한 결과, 지난 10일 이후 대구·경북지역으로 휴가를 다녀온 장병 규모가 전 군에 50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31번 환자와 연결고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장병들의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군당국은 대구·경북지역으로 휴가를 다녀온 장병들 실태 파악에 나섰지만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22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 외출, 외박, 면회 통제를 결정한 데 이어 어떤 추가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보훈처도 오는 28일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예정된 ‘제60주년 2·2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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