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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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망자가 3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 외국인 입국금지를 넘어 중국인 여행자 전체를 제한하는 전면적 입국금지 조처를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는 2일 오후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에 2주 이내에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4일 0시부터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국인의 경우 2주간 자가 격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미 대다수의 주민이 우한을 탈출한 만큼 의료계에서는 후베이성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입국 금지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후베이성을 빠져나간 인원은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후베이성 밖에서 감염된 인원만 5400명이 넘는다. 중국에서 일평균 1만2000여명이 국내로 들어오는 만큼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조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는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후베이성 외의 중국 지역에서 신종코로나가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해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의 조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2일 오후부터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후베이성에서 입국한 미국 시민은 별도 시설에서 2주간 격리된다. 싱가포르는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입국하거나 경유하는 걸 금지했고, 호주도 호주 시민이나 거주자, 배우자 등만 입국할 수 있도록 했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의 국내 입국 금지를 설명하면서 '단기적인 대책'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입국 금지 조처가 중국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정부, '제한적' 입국금지에…높아지는 '전면 금지' 목소리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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