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우한에도 신천지 교회…`146명 집단감염` 연결고리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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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21. 오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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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청도서 교주兄 장례식
중국 신도들 대거 참석 의혹
우한·대구 신천지 교류한듯
감염경로 합리적 추론 가능해
질본 "후베이성과 관련성 조사"

신천지 관련시설 전국 1천곳


◆ 코로나 공포 / 신천지 교인 탓 방역망 붕괴 ◆

방역 작업 관계자가 21일 서울의 한 신천지 교회에서 코로나19 예방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21일 국내 코로나19 환자 211명 중 146명은 신천지 교회와 연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전국 확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한 단초가 바로 신천지 교인들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코로나 집단 발병의 시작을 알린 신천지 대구교회 소속 31번 환자(61·여)는 발병 시기와 다른 교인 확진자 발병 시기를 감안할 때 2차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31번 환자가 일부 다른 교인들을 3차 감염시킨 것일 수 있다. 또 교인 전체가 언제인지, 그리고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한꺼번에 1차 감염원에 노출돼 집단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등 코로나19 발생 국가에서 들어온 누군가에 의해 모르는 사이에 감염됐을 개연성이 높다는 얘기다.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는 역시 중국이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열린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 형 장례식장에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장례식장에 대구 지역 교인뿐 아니라 다른 지역 교인들도 참석했는데 이때 중국 신천지 교인이 참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이러면 '중국→대남병원→신천지 대구교회 집단 감염'이라는 연결고리가 완성된다. '신천지의 성지'로 알려진 대남병원 장례식장이 어떤 식으로든 코로나19 대확산의 최초 발원지로 지목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31번 환자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1번 환자의 면담과 위치추적 조사를 통해 해당 환자가 2월 초 청도에 다녀온 것은 맞지만 대남병원이나 장례식장은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감염 경로를 더 파악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31번 환자가 지난 1일 청도를 방문했을 당시 해당 지역 찜질방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져 이곳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방역당국이 급히 장례식에 다녀간 문상객 파악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정확하게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공포가 확산되자 대남병원 장례식장에 문상을 다녀온 시민들을 찾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1월 31일~2월 2일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다녀온 부천 시민이 있으면 신고해 달라"는 당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신천지 교회가 지난해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 교회를 설립한 것으로 밝혀진 점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신천지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미국 워싱턴DC, 우간다, 중국 내 몽고, 영국을 비롯해 중국 우한에 교회를 설립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우한에 교회를 설립한 이력이 알려진 뒤 문의가 폭주하자 신천지 측은 이날 오전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하고 연혁에서 '중국 우한교회' 문구도 삭제했다. 이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신천지 교회가 중국과 다른 나라에도 지회가 있는 걸로 아는데, 코로나19 발병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등과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 계속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1차 감염원 찾기가 방역당국에 숙제로 남아 있는 가운데 전국 신천지 교인이 정기적인 봉사활동이나 예배를 위해 거주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 활동에도 적극 참여한 점이 이번 전국 확산을 가속화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21일 경남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확진자들도 모두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고, 광주 지역 추가 확진자 역시 대구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 증평 소재 군부대 장교 역시 신천지 교인인 여자친구를 만난 뒤 복귀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해외여행력이 없어 초기 '입국자 관리'에만 주력해온 보건당국 방역망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신천지는 적극적인 포교를 위해 전국에 수많은 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기독교 계열 이단연구자들에 따르면 전국 신천지 관련 집회 장소는 교회 70여 곳, 복음방 740곳, 위장센터 125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천지 문제 전문가인 이단연구가 최삼경 목사는 "특히 복음방과 위장센터는 처음에는 신천지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아 같은 건물에서도 신천지 관련 시설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이 때문에 신도들 출입 등 실태를 파악하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며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 대구교회 신도 중 상당수가 이 같은 시설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연 문화전문기자

[서진우 기자 / 정슬기 기자 /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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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우성덕 기자입니다. 대구경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로컬 뉴스의 새로운 가치와 재미를 선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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