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대화도 못해"···불신 얼룩진 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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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21. 오후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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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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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교인 다녀간 현리 주민
"시골마을에 웬 날벼락이냐"
질병관리본부 방역차량이 21일 경북 청도대남병원 일대를 돌며 소독을 하고 있다. 해당 병원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대거 발생한 곳이다. /청도=연합뉴스

[서울경제] 21일 경북 청도군의 한 유명 찜질방. 평소와 달리 이날 오후에는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찜질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손님이 뚝 끊기는 바람에 다음 달로 예정된 내부수리를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 발생하면서 경북 청도 인근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청도는 대남병원이 위치한 곳이자 이만희 신천지교회 교주의 고향이다.

이날 청도 거리에서 만난 주민들은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모(70)씨는 “시골 마을에 웬 날벼락이냐. 청도에서 왜 자꾸 확진자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불안해서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신천지 교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청도군 풍각면 현리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모(83)씨는 “아내와 같이 신천지 봉사단에게 이발했는데 아직 특이 증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너무 불안하다”며 “대부분 주민이 외출은 물론 이웃들과 대화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봉사단은 한 달에 한번 이 지역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에게 이발·미용 봉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각면은 봉사단이 다녀간 현리경로당을 매일 소독하고 있다. 주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높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데 실제로 청도 대남병원과 관련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다. 사망자 2명을 포함해 총 1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감염원 및 감염경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청도 대남병원 종사자 및 입원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청도 대남병원과 신천지와의 연관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청도는 신천지에서 손꼽히는 핵심 성지로 이만희 교주의 고향으로 알려졌다. 청도 대남병원은 지난 1월31일부터 2월2일까지 이 교주의 형 장례식을 치른 장소로 지목되기도 했다.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 역시 2월 초 청도를 방문했으나 대남병원·장례식장에는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본부장은 “GPS로 31번 확진자가 청도군에 간 것은 확인했고 카드정보, 본인 진술을 일치시켜 봤을 때 병원·장례식장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신천지 교회의 집단발병과 대남병원의 관계가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각각의 감염경로가 뭔지에 대해서는 계속 추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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