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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본 적 없는 카메라 워크… 전쟁 영화의 신기원 외

[아무튼, 주말- saturday's pick]

영화 | 1917

전장(戰場)을 보는 게 아니라 경험한다. 19일 개봉한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기술과 이야기의 완벽한 화학작용을 보여주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맞붙어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을 받는 데는 실패했지만, 명장으로 꼽히는 촬영 감독 로저 디킨스는 이 영화로 두 번째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았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독일군 공격으로 통신망이 파괴돼버린 상황에서 영국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은 스코필드(조지 매카이)와 블레이크(딘 찰스 채프먼) 병사를 데번셔 부대에 있는 매킨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보낸다. 독일군이 전략적 함정을 파놓았으니 공격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전하기 위해서다.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여정을 시작한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119분 동안 관객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카메라 워크로 빨려 들어간다. 가장 아날로그적이고 혹독했다고 전해지는 1차 세계대전. 보병인 두 병사가 걷고 뛰고 넘어지고 멈춰야 하는 모든 순간과 카메라가 함께한다. 때론 너무나 생생해서 VR 게임을 하는 것만 같다.

흔한 교차 편집 하나 없이, 영화는 모든 과정을 완벽한 원 테이크처럼 비추는 건 '1917'이 안기는 또 다른 기술적 충격. 바늘 자국 하나 보이지 않게 옷을 꿰어내듯, 모든 컷을 매끈하게 이어 붙여 한 장면처럼 보이게 하는 이른바 '원 컨티뉴어스 숏(One Continuous Shot)' 기법을 썼다. 시작과 끝이 절묘하게 연결되고, 보는 이는 결국 한 덩이 젤리를 삼키듯 서사를 단숨에 받아들이게 된다. 끝나면 비로소 납득할 것이다. 그 어떤 전쟁 영화도 '1917'과 비슷할 순 없다는 걸.


뮤지컬 | 마리 퀴리

'퀴리 부인' 말고 '마리 스크워도프스카 퀴리' 이야기. '여성' '이민자'라는 한계를 딛고 새로운 방사성 원료인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마리 퀴리가 주인공이다. 마리는 라듐이 뿜어내는 방사능 때문에 공장 노동자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장 여공 안느 코발스키와 연대해 부당한 현실을 헤쳐나간다.

공연 시간을 초연보다 50분 늘렸다. 마리와 안느의 첫 만남을 앞당겨 서사를 대폭 보강하고 넘버도 추가했다. 초연보다 캐릭터가 뚜렷해졌다는 평가.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졸업한 김태형 연출의 섬세함도 돋보인다. 실험도구와 라듐 제품 등 소품을 디테일하게 재현해냈다. 3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블랙.


콘서트 | 이브

일본에 '엑스재팬(X-JAPAN)'이 있다면, 한국에는 '이브(EVE)'가 있다.

록밴드 '이브'가 22일 단독 콘서트를 가진다. 개관 25주년을 맞은 홍대 인디밴드의 산실 '롤링홀'. 이브는 1998년 '너 그럴 때면'으로 데뷔해 '러버' '아일 비 데어'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2001년 멤버들의 음악 성향 차이로 해체했었다. 그러다 2016년 원년 멤버 김세헌(보컬), 지고릴라(프로듀서 겸 키보드), 박웅(기타), 김건(베이스)이 재결합했다. 2018년 보컬 김세현이 예능 '슈가맨'에 출연한 이후부터는 콘서트도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발표한 신곡 '잠에 취해'도 들을 수 있다.


클래식 | 피스풀 뉴스

남북한 피아니스트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피아니스트가 하나로 뭉쳤다. 그래서 공연 이름도 '피스풀 뉴스(Peaceful NEWS)'다. 지난 9일 막 오른 2020 대관령겨울음악제가 22일 오후 2시 강원도 고성 DMZ박물관, 23일 오후 5시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선보인다. 음악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무대다. 음악제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2002년 탈북한 피아니스트 김철웅, '듀오 아말'로 활동 중인 팔레스타인 피아니스트 비샤라 하로니와 이스라엘 피아니스트 야론 콜버그가 따로 또 같이 연주한다. 스메타나의 교향시 '몰다우'에서 발췌한 곡들과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의 서곡 등을 들려준다.


넷플릭스 | 블라인드 러브

연애도 데이팅 앱으로 하는 세상. 데이팅 앱에서 상대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외모다. 어디 데이팅 앱만 그럴까. 소개팅에서도 사진을 먼저 주고받아 암묵적인 외모 평가를 거치는 게 어느새 상식처럼 여겨진다. 이런 세상에서 만약 얼굴을 보지 않고 상대를 만날 수 있다면?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 결혼까지 결심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가 이런 의문을 담은 '연애 실험'을 시작한다. 부제는 '블라인드 러브'. 미국 전역에서 온 미혼 남녀들은 서로 얼굴은 보지 않은 채 대화만으로 운명의 상대를 찾아 나선다. 서로의 얼굴은 결혼을 결심한 다음에 볼 수 있다. 과연 이 연애와 결혼이 성공할 수 있을까. 결과는 직접 확인해 보시길. 19세 이상 관람가.



[송혜진 기자] [손호영 기자] [이혜운 기자] [김경은 기자] [남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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