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 지역사회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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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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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부산·충청·제주에서도 / 첫 확진자 나와 주민 불안 가중 / 마스크·손소독제 못구해 발동동 / 외식·관광업계 예약취소 줄이어

21일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 검체채취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21일 오후 경남 진주의 경상대병원 주변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남 합천에서 20대 남성과 7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이 병원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병원 후문 쪽 약국의 한 약사는 “어제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급하게 구한 마스크 50여개가 오전에 다 팔렸다”고 전했다. 병원 인근을 지나던 30대 직장인은 “불안하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코로나19 영향력에 벗어나 있던 경남과 부산, 충남·북, 제주 지역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자 이들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 광화문 마스크 행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날 합천과 진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씩 나온 경남지역은 비상이 걸렸다. 경상대병원의 경우 확진자가 치료받는 음압 병동이 있는 본관을 비롯해 장례식장, 병원 내외부를 지나는 의료진과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진주에서 10대 형제 2명이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는 도립 마산의료원 음압병동은 사방에 ‘접근금지’ 띠를 둘렀다. 마스크를 쓰고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시민은 “머리가 아픈 것 같은데 감염된 것 아니냐”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합천과 진주의 공·사립 유치원, 초등학교 돌봄교실과 방과후교실은 축소 운영되고, 학교시설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부산에서도 이날 저녁 확진자 2명이 확인된 직후 시내 주요 약국에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사려는 발길과 재고 문의가 줄을 이었다. 여섯 살 아들을 둔 김모(37)씨는 “며칠 전 대구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이후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사려고 온라인 주문을 시도했으나 가격이 너무 오르고 그마저도 구할 수가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국방부는 코로나19 군내 확산을 차단하고자 22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하기로 했다. 다만, 전역 전 휴가 및 경조사에 의한 청원 휴가는 정상 시행하고, 전역 전 휴가를 앞둔 장병들은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전역할 수 있도록 휴가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사진은 21 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차 이용을 위해 이동하는 군인들 모습. 연합뉴스

부산의 주요 외식업소 등마다 예약 취소 전화가 잇따랐다.

충남에서 첫 확진자(공군 중위)가 나온 계룡대 일대도 발칵 뒤집혔다. 상가가 몰린 엄사리 일대는 이날 낮부터 행인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해당 중위가 들른 것으로 확인된 식당 4곳은 일시 폐쇄됐다. 인근 식당 운영자 김모씨는 “오가는 군인들에 의지해 유지하던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까 걱정된다”며 “오늘만 벌써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소속 군인(대위)이 감염자로 확인된 충북 증평지역 분위기도 비슷했다.

전날 첫 확진자가 나온 제주도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그동안 ‘코로나19 무풍지대’임을 앞세워 관광객모으기에 안간힘을 썼는데 물거품이 될까봐서다. 실제 숙박업소와 항공사는 전날 오후부터 예약 취소 문의가 잇따랐다. 한 호텔 관계자는 “사실상 3월까지 대부분 예약이 취소됐다”고 낙담했다. 음식점 주인 박모(35)씨는 “중국인 등 외국인에 이어 내국인 관광객마저 발길을 끊을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제주대병원 선별진료소는 오전부터 감염 여부를 체크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부산·계룡·제주=전상후·임정재·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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