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압병상 찾아 이송 후 사망…방역 당국 “안타깝고 송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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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22. 오후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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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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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 “대구·경남 지역 격리병상 많지 않아…환자 배정·조정 기능 준비”

음압병상을 찾아 경북 청도에서 부산까지 이송됐다가 안타깝게도 사망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 대해 방역 당국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어제 대남병원에 입원했다가 사망한 환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했던 55세 여성은 전날(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오후 4시쯤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병원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오후 6시쯤 사망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2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주=뉴스1

정 본부장은 “두 번째 사망자는 이달 11일부터 발열이 발생한 뒤, 폐렴이 악화해 사망했다”며 “중증 치료가 가능한 음압 격리병상이 필요했고, 그 상황에서 가장 가까이 있고 비어 있는 국가지정 격리 병상을 배정하면서 부산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남병원에서 지난 19일 첫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당국은 만성 폐 질환인 폐기종으로 20여년간 장기입원해온 환자가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이 더해지면서 숨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현재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전국 29곳이다.

기압 차이를 만들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병실 밖으로 못 나가게 잡아두는 시설을 뜻하는 음압 병실은 총 161곳, 병상은 모두 합쳐 198개에 불과하다. 서울의 국립중앙의료원·서울대병원·서울의료원·중앙대병원·한일병원, 부산의 부산대병원·부산시의료원, 대구의 경북대병원·대구의료원 등이 해당한다.

당국은 코로나19 와 같은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하면 방역 체계를 마련하고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역 거점 병원, 민간 의료기관 등이 보유한 음압 병상도 함께 준비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파악된 전국의 음압 병상은 민간 병원을 포함해도 755개 병실의 1027개뿐이다.

지난 21일 오후,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한 병원 관계자가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청도=연합뉴스

지역별로는 서울이 239개 병실(383개 병상)로 가장 많다. 경기 143개 병상을 제외하면 부산(90개 병상), 경남(71개 병상), 대구·인천(각각 54개 병상)은 각각 10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환자가 사망한 21일의 오전 9시를 기준으로 대구와 경북의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 가동률은 이미 100%였다.

정 본부장은 “대구·경남 지역에 있는 상급 종합병원급의 국가지정 격리병상은 숫자가 그렇게 많은 상황이 아니다”라며 “기저질환이 있거나 중증 상태가 될 수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중증도 분류를 철저히 하고, 치료 가능한 병원을 잘 매칭해서 환자를 배정·조정하는 기능이 이뤄지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중증 환자는 상급 종합병원급의 격리 병상으로 입원 격리하고,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는 위험도 평가를 거쳐 대구의료원 등을 통해 격리 입원할 수 있게끔 중증도에 따른 입원 체계를 정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오후,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한 확진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청도=뉴스1

한편, 22일 하루 동안 확진 환자가 229명 늘면서 오후 4시 기준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는 총 433명에 이중 사망자는 2명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총 2만1153명이 검사를 받았으며, 1만5116명이 음성 판정을 받고 나머지 인원은 아직 검사 중이다. 확진자가 없던 강원, 세종, 울산, 대전, 인천 등에서 환자가 나와 사실상 전국이 유행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리지 않고 현재의 ‘경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구와 청도는 특별 관리대책, 나머지 지역은 준비된 방역대책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과 의료계 일각에서는 심각단계 격상과 입국제한 확대 등으로 신속한 범정부 총력전을 펴야 한다고 촉구한다.

국내 25번 환자 1명이 추가로 이날 격리에서 해제되면서 지금까지 총 18명이 집으로 돌아갔다.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이 사라진 후, 24시간 간격으로 진행된 2번의 실시간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면 격리 해제 판정을 내린다. 퇴원 여부는 의료진이 환자의 기저 질환, 후유증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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