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문학 입체낭독극 ‘석가탑’
9월 6~7일 서울 여행자극장

 

오페레타 ‘석가탑’ 입체낭독극으로
신동엽 타계 50주년 기념 공연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학생들 출연
51년 전 학생들 위해 만든 오페레타
당시 자료 공연일에 책자로 발간

 

詩 ‘껍데기는 가라’의 신동엽(1930~ 1969) 시인이 쓴 오페레타 ‘석가탑’이 5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신동엽학회는 신동엽 타계 50주기를 맞아 9월 6일(오후 7시)과 7일(오후 3시, 7시) 서울 여행자극장(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신동엽의 오페레타 ‘석가탑’을 입체낭독극(낭독극에 춤, 마임, 노래, 가야금 연주 등을 결합) 형식으로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신동엽 시인이 8년 동안 국어교사로 재직했던 명성여고(현 동국대사범대학교부속여자고등학교) 학생 10명이 배우로 출연해 의미를 더한다. 연출 김진곤, 조연출 정연재, 예술감독 초원, 작곡과 음악감독 정민아 등이 함께 한다. 이번 공연은 오페레타를 입체낭독극 형태로 옮기면서 음악을 19곡에서 10곡으로 줄이고 노래 번호, 등장인물 등을 일부 수정했다.

오페레타 ‘석가탑’은 신동엽 시인이 명성여자고등학교 교사 재직시절 작곡가 백병동과 함께 학생들을 위해 만들었다. 1968년 5월 10일부터 11일까지 드라마센터에서 문오장의 연출로 초연됐다. 그리고 더 이상 공연되지 않았으며, 대본과 오페레타 악보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신동엽학회 회원인 이대성이 신동엽문학관에 소장되어 있던 필경등사본을 새로 발견해 학술논문을 발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입체낭독극으로 부활하게 됐다. 초연 당시 공연의 배역은 모두 명성여고 학생들이 맡아 신동엽의 취지대로 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의 공연이 됐다. 하지만 이 사실 역시도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51년 전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학생들이 출연한다. 윤은채, 박지수, 강현지, 반수아, 김세민, 김소현, 윤여울, 김다영, 서민경, 유혜연 학생이 주인공이다.

1968년 드라마 센터서 초연된 오페레타 ‘석가탑’ 공연 모습.
입체낭독극 ‘석가탑’에 출연하는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학생들과 연출가 김진곤.

정우영 신동엽학회장은 “1968년 초연 이후 이제까지 아무도 되돌아보지 않은 작업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면서 “창작 오페레타 ‘석가탑’은 한국 문학사와 한국 음악사에서 다시 평가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엽의 오페레타 ‘석가탑’은 현진건의 소설 〈무영탑〉에서 온 것으로 불국사 석가탑에 얽힌 전설 아사달과 아사녀 이야기다. 석공 아사달의 예술에 마음을 뺏긴 수리공주와 공주를 사랑하는 도미장군, 남편 아사달을 기다리는 아사녀의 슬픈 이야기다. 오페레타 ‘석가탑’은 여러 가지로 신동엽을 조명하게 하는 작품 중의 하나다. 서사시 ‘금강’ 발표 이후 참여시인으로서 평가받고 있었던 신동엽이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과 함께 하는 작은 공연을 추진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대목이다. 또한 문학사적인 면에서도 의미는 작지 않다. 현진건의 소설 〈무영탑〉의 줄거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소설과는 다른 결말을 이끌어냈다는 것이 그것이다. 신동엽은 ‘멀고 먼 바람 소리’라는 부제를 ‘석가탑’에 병기했다. 그것은 그가 불국사 설화에서부터 200년 이상 닫혀있던 죽은 결말에 활력을 불어넣으려했다고 볼 수 있다. 이대성 신동엽학회 총무이사는 “우리는 이 공연의 경험을 통해서 학생들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삶의 활력을 체득하고 발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입체낭독극으로 무대에 오르는 ‘석가탑’ 공연이 ‘멀고 먼 바람 소리’처럼 면면히 이어져 온 아름다운 사람들의 생명력을 끌어들여 내 안의 잠재력을 소중히 돌보는 계기가 되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동엽학회는 신동엽문학관 소장 필경등사본과 팸플릿, 공연사진 그리고 백병동 작곡가의 육필 악보 등 관련 자료들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책자로 엮어 공연일에 발간할 예정이다. 신동엽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신동엽학회와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무료다. 관람 희망자는 구글폼을 작성하여 사전예약 또는 당일 잔여석에 한해 현장에서 등록하면 된다. 문의 poet-sh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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