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대구에서 '정부청사' 세종까지…200명 확진에 '흔들린 주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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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24. 오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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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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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민심…"신천지 교인 싫다" vs "똑같은 피해자로 봐야"
부산·대구 등 확진자 동선 '텅텅'…"정부·국민 공조만이 '골든타임' 사수"
22일 오후 7시30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 모습. 이날 청주에서는 30대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판았다.© 뉴스1 박태성기자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전국의 주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크게 흔들렸다. 대구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토요일 하루에만 2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데다 '컨트롤타워' 보건복지부가 있는 세종시마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역학조사와 정부조치, 격리일정을 감안하면 짧게는 다음 주, 길게는 내달 초까지가 확산세를 잡는 '골든타임'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22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229명 추가됐다. 국내 확진자는 21일 204명 대비 2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코로나19 진단검사 인원도 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매일 10시 코로나19 확진자를 공개하고 있는데 대구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지역전파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 코로나 매개…"확진자 50% 이상 영향"

역학조사 결과 비교적 코로나19의 청정지역으로 알려졌던 울산, 세종시 등 대도시도 대구 교회를 다녀온 신천지 교인들이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그동안 정부의 방역노력이 허물어졌다.

지역과 관계없이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환자는 22일 기준 62명으로 집계됐다. 신천지대구교회를 통한 확진자는 대구(45명), 경북(8명), 강원(2명), 경기(1명), 서울(2명), 광주(2명), 부산(1명), 울산(1명) 등이다. 이로써 이날 오후까지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환자는 총 352명으로 신천지대구교회 교인과 이를 접촉한 환자는 231명 수준이다. 전체 확진자 433명의 50%를 상회한다.

세종의 경우 금남면 신성미소지움 아파트에 사는 A씨(32)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 16일 대구 신천지교회 집회 참석한 뒤 인후통과 가래 증상을 보여 세종시보건소를 찾았다.

특히 세종에선 확진 발표 전날인 21일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 '세종맘까페'에서 소문이 나돌아 젊은 부모들의 속을 태웠다. 신생도시로 감염 우려가 높은 '영유아'가 있는 가구가 전국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혈전을 치루고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인근 오송에 있고, 컨트롤타워 격인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핵심 정부부처가 세종에 있어 정부 안팎에서도 코로나의 청사 유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진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의 확산을 유발한 신천지를 보는 시각도 비판적이다. 22일 낮엔 세종시의 은밀한 신천지 '포섭'을 알리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이디 'bana**'인 작성자는 "3년 동안 알고 지낸 언니가 신천지였다"며 고운동 인문학강의, 심리상담 등 다양한 강좌를 통해 자신을 신천지에 포섭하려고 했고 당시 소개받은 신천지 그룹도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 부모들이라고 밝혔다.

세종맘까페 글 캡처 © 뉴스1

◇엇갈린 민심…"신천지 교인 싫다" vs "그들도 국민이자 피해자"

이 같은 글을 전한 한 학부모는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퍼졌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글을 읽고 나니 감기를 달고 사는 우리 애가 밖에 또래 아이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두려워진다"고 토로했다. 다만 일각에선 신천지 교인도 다른 이들을 통해 감염된 피해자라며 정부의 대책에 따르지 않는 이들을 제외하면 일방적인 매도는 자칫 코로나19의 확신방지라는 목적에서 벗어나 '화풀이 대상' 여론으로 변질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봄기운을 느끼려던 시민들의 발걸음도 한산해졌다. 대구 동성로, 부산 해운대 등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이 조금이라도 스쳐 간 중심가 상권은 찬바람만 오간 모양새다. 간혹 오가는 시민들 중 마스크를 끼지 않는 이들은 주변의 불안한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이 가운데 전라북도의 한 공무원이 애타는 심정을 SNS에 적어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강영석 전북 보건의료과장은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대한 전북도민들께 바랍니다.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전달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동선에 공개된 가게와 확진자의 마녀사냥을 경계하며 "저는 지금이라도 당장 사무실을 박차고 달려가 그분들의 식당이며 업체에서 두 번 세 번이고 맛나게 밥을 먹고 참치도 먹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도민들을 향해 "마녀사냥은 아무나 할 수 있다”면서 “동선 공개로 아파할 도민들에게 위대한 전북도민의 따사로운 살핌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선 정세균 국무총리가 사과와 당부를 전하며 코로나19의 강력대응 의지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동선 공개로 짧은 최단잠복기(잠복기 1일~14일)의 코로나19가 역학조사보다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무엇보다 의심증세가 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더해진다면 다음 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방역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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