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가 마음을 전하는 다섯 가지 꽃말을 담은 '153 플라워 볼펜(사진)'을 출시했다.

'153 플라워 볼펜'은 라벤더, 수국, 프리지아, 작약, 양귀비 일러스트가 새겨진 5개 제품이 한 세트다. 각각 기대, 진심, 응원, 수줍음, 위로 등을 뜻하는 꽃말이 적혀 있다. 펜 한 자루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제품이다.

회사 측은 패키지 뒷면에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선물용으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153 플라워 볼펜. 모나미 제공
153 플라워 볼펜. 모나미 제공
'국민 볼펜' 153 볼펜 신화를 이룬 모나미는 최근 고급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문구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지만 고급펜 시장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고급화 도전이 처음은 아니다. 20여년 전 무턱대고 고급펜 시장에 도전했지만 저가 이미지에 발목을 잡혀 쓴맛을 봤다. '처음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한 송하경 대표는 2014년부터 제품 고급화에 다시 도전했다.

그해 모나미는 153 발매 50주년 기념 한정판 제품인 '153 리미티드 1.0 블랙'을 내놨다. 반응은 뜨거웠다. 제품은 출시 하자마자 품절됐다. 2만원인 이 제품의 가격은 옥션 등 중고 사이트에서 33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급기야 한 인터넷 포털에선 한정판 추가 생산을 요구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자신감을 얻은 모나미는 프리미엄 볼펜 '153ID'로 연타석 홈런을 쳤다. 금속 소재의 이 제품은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무료 각인, 스페셜 기프트 박스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디자인과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효과였다. 송 대표는 "롤렉스, 오메가 같은 명품시계는 성능을 내세우지 않는다. 이미지를 팔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서울 홍익대 인근에 120㎡ 규모 콘셉트스토어를 열게 된 이유다. 콘셉트스토어는 제품 전시공간과 직접 써볼 수 있는 체험공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바(bar) 등으로 구성됐다. 디자인은 유명 디자이너 이달우 씨가 맡았다.

다른 브랜드와 협업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 가방 브랜드인 쌤소나이트와 손잡고 특별판을 내놨다. 출판사인 문학동네와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유명작가 한정판 볼펜을 함께 제작했다. 아모레퍼시픽과는 손톱에 바르는 '네일펜'도 선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는 순은으로 만든 헌정펜을 증정했다. 40년 경력의 공예 장인이 만들었다.

올해 모나미의 고급 펜 매출은 지난해 대비 3배가량 오른 22억43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성초 모나미 연구소장은 "고급 펜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50여년간 쌓아온 모나미의 인지도와 함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생각으로 육각기둥 디자인을 고집스레 유지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