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 증시도 내림 출발이 분명해 보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는 이상 장 중 낙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30여개국, 8만명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2619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우, 역대 둘째 낙폭 기록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3.35%(111.86포인트) 하락한 3225.8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71%(355.31포인트) 떨어진 9221.28을 각각 기록했다.
러셀2000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각각 3.01%, 4.75% 급락 마감했으며,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46.6% 오른 25.03을 나타냈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금과 국채는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조정 불가피
앞서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한국 지수 ETF(상장지수펀드)는 5.23% 떨어졌으며, MSCI 신흥 지수 ETF는 3.74% 하락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외국인이 856계약 순매수한 가운데 2.65포인트 하락한 278.50포인트로 마감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18.56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이날 서울 원/달러 환율은 2원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이번 코스피 조정이 단순히 코로나19 우려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정이 단순히 코로나 이슈만으로 해석하기에는 폭이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이슈보다는 그동안 시장이 우려했던 높은 밸류에이션 부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 연구원은 "최악에는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5년 평균인 9.9배 수준인 196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최근 한국 기업이익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지속해서 급증하지 않는다면 2000선을 밑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늘 국내 증시는 하락 출발 후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내수 심각, 성장률 하락 전망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내 교통량이나 마스크 착용 등 일상에서 감지되는 상황을 보면 내수는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며 "정책당국 입장에서 부동산 과열을 막는 것은 확실히 후순위로 밀려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이번 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안 연구원은 또 "정부에서 추경이 논의되고 있는데 2015년 메르스 당시 GDP(국내총생산) 대비 추경 규모는 0.7%였으며, 지금 이 수준이 되려면 15조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추경이 2009년처럼 대규모로 편성되고 즉각적인 부양 효과를 내는 인프라 투자로 구성되면 2분기에 V자형 회복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우리나라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9%에서 1.2%로 0.7%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연간 성장률 전망도 1.7%에서 1.6%로 낮췄다.
중국 결국 양회 연기
중국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 사태 때도 양회는 예정대로 진행했었다. 이에 대해 최진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양회 개최를 앞
두고 주식시장 내 고조된 (경기 부양) 정책 기대감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증시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중국의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이 같은 조정은 단기 이슈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정점을 지나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귀경객도 다시 늘고 있어 앞으로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다음 달 중순 또는 4월 초에 정상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도 양회 연기와 관계없이 감세와 지방정부 특수채권 발행 확대,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금융시장 개방 등 경기 부양 정책을 이른 시일 안에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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