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검사판정 12일 만에 결과 뒤집혀...신천지·대구방문 등 연관사례도 없어

인천에서 50대 관광 가이드가 중국인과 접촉한 지 1개월여 만에,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지 12일 만에 코로나19로 최종 확진됐다.

한 달 가까이 자각 증상을 보인 상황에서 검사 결과가 뒤집히자 질병관리본부도 '특이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인천 거주자로는 두 번째 확진자인 이 남성은 코로나19가 집단으로 발생한 대구·경북을 방문하지 않고, 신천지 연관성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관련기사 2·3·4·6·7·17·18·19면

인천시는 지난 23일 관광 가이드 A(58)씨가 미추홀구 사랑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한 결과, 25일 오후 1시50분쯤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진자 A씨는 인하대병원으로 옮겨져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동선은 확인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알려진 접촉자는 함께 사는 모친과 사랑병원 선별진료소 의사·간호사 등 3명이다.

A씨는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에서 중국인 관광객 가이드를 했다. 같은 달 31일부터 발열·기침·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여 이달 13일 사랑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당시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자 A씨는 지난 23일 사랑병원을 다시 찾았고, 2차로 검체를 채취했다.

이틀 뒤인 이날 검사 결과에선 양성이 나왔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지 25일 만이다.

검체 채취 시점으로 보면 열흘을 사이에 두고 결과가 엇갈렸다.

A씨의 경우 검체는 사랑병원에서 채취됐지만, 검사 기관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규웅 시 건강체육국장은 "질병관리본부도 특이한 사례라며 역학조사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A씨는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중국이나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하지 않았고, 신천지와의 연관성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광필 인천시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 확답은 어렵지만, 확진자 진술을 토대로 판단하면 지난달 말 중국인 대상 가이드를 했을 때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며칠 뒤부터 자각 증상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도 "한 차례 음성이 나오고 한참 지나 양성이 확인된 사례라서 재검사, 전문가 분석 등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시 대변인은 "중국인 관광 가이드를 했던 A씨는 자각 증상이 나타난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증상이나 동선 등을 일지에 기록했다고 한다"며 "재검을 의뢰하고, 심층 역학조사를 통해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