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인 '마스크 및 손 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로 우체국·농협 등 공적 판매처에 하루 500만개 마스크를 '이르면 26일부터'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6일 우체국 측은 "발표는 알고 있지만 아직 마스크 물량이 공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우체국을 찾은 성동구민 최길주(51)씨는 "어제 방송을 보고 우체국에 왔다"며 "지난 월요일부터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기대했는데 헛걸음을 했다"고 말했다. 성동우체국의 한 직원은 "아침에 문을 열 때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이 열댓 명 정도 줄 서 있었다"며 "기념 우표를 팔 때 이후로 줄 서는 건 처음 봤다"고 전했다.
이날 성동우체국은 "창구에서는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으며 추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한다"는 안내문 3장을 입구에 붙였다.
이날 오전 10시 하나로마트 양재점 내부에는 "제조사와 계약 및 공급절차를 협의 중이니 고객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는 안내방송이 30분마다 흘러나왔다. 마스크 판매대를 관리하는 직원은 "오전부터 마스크를 왜 안 파냐는 분들이 많았다"며 "마스크를 낀 채 설명하는 게 힘들어 아예 방송으로 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농협중앙회측은 "정부 발표 후 제조업체 100여개와 계약을 추진 중"이라며 "긴급하게 진행해도 3월 초는 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우체국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3월 초순경 공적 마스크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는 공지를 올렸다.
마스크를 찾는 시민들은 "비싼 마스크를 사지 말고 정부 마스크 기다리겠다"고 했다. 서초구 양재동에 사는 남모(51)씨는 "요새 인터넷에는 마스크가 너무 비싸다"며 "주변 사람들 모두 정부에서 준비한 마스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홈페이지 트래픽이 급증했다"며 "어제부터 서버 지연이 일어나고 있지만 마스크구매하는 데 불편함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우체국 역시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순 없지만 우체국쇼핑몰 회원 수가 급격히 늘고, 트래픽 때문에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긴급 수급 조정 조치 시행으로 마스크 생산업체의 수출은 생산량의 10%로 제한되고,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은 공적 판매처에 출하된다. 공적 판매처는 우체국, 농협, 약국, 의료기관 등이다.
편광현·석경민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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