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유행 끝나기 전까지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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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26. 오후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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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초비상] 신약 개발 어디까지 왔나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 역할을 할 신약 출시는 감염 유행이 끝나고 나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 송파구의 한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된 기업 연구실을 찾아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가 확산일로에 있지만, 치료제나 백신 역할을 할 신약 출시는 감염 유행이 끝나고 나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시험이 끝나고 허가를 받아 상용화까지는 빨라도 내년 말은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인체를 상대로 임상시험 단계에 이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연구소로 보냈다. 모더나는 오는 4월 말에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며 그 결과가 8월께 나올 예정이다. 이 백신은 쥐에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국내업체 신약 ‘임상 1상’ 완료

실제 상용화까지 최소 수년 걸려

허가절차 덜 까다로운 백신도

효과 검증, 시판까진 산 넘어 산

국내선 에이즈 치료제 많이 써

日 신종플루약 아비간 도입 검토

이와 관련해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모더나사의 두 번째 임상 시험만도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이 만약 내년 말까지 상용화할 수 있다면, 신약 개발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의경 처장은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임상시험 1상이 완료돼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어느 업체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임상이 완전히 끝나고 허가를 받아 상용화 단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아직은 후보물질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통상적으로 신약 개발은 1~3상까지 임상시험을 거친다. 전체 개발 기간 중 이 임상시험 기간이 가장 길어 수년이 소요된다. 3상이 끝나고 식약처 허가를 받은 뒤 신약으로 출시되기까지도 1년 이상이 걸린다.

다만 감염되기 전에 예방 목적으로 맞는 백신은 치료제에 비해 허가 절차가 다소 간소하다. 백신은 치료제에 비해 검증 범위가 작기 때문에 임상시험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지만, 이 역시 최소한 수년이 소요된다.

인제대 의대 신재국 교수는 “임상시험이 시작됐다는 것과 약효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시판이 된다는 것은 엄청나게 차이가 큰 것이다. 임상이 진행되다가 도중에 중단돼 ‘희망 고문’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신약 개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돼야 하고 임상 절차를 간소화하고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코로나19 전용 치료제나 백신은 없는 상황이다. 국내 의료진은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말라리아 치료제와 에이즈 치료제를 주로 쓰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정부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 일본의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아비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 자회사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이 개발한 신종플루 치료제다. 특정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4년 일본 정부의 ‘신종플루 등 대책 지침’에 따라 승인됐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은 약물이다.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된다고 해도 확산을 막기는 이미 늦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감염병 권위자인 폴 헌터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의대 교수는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질병에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만 투약될 가능성이 크며, 백신이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막을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백신 보급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존 약물을 활용한 치료제 임상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의 감역학 권위자인 크리스 위티 박사는 최근 런던사회복지센터에서의 강연에서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이 바이러스가 절정에 달하기 전에 개발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하며 “기존에 존재하는 약물을 통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유일한 대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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