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언 릴레이·마스크 대란, 등 돌리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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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27. 오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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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초비상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영업자와 외식업계가 손님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오후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주인이 혼자 식당을 지키다 쪽잠을 자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정부·여당 고위 관계자들의 '실언 릴레이'와 '마스크 대란' 등 실생활에서의 직접적 불편이 중첩되면서 국민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확산 큰 원인 중국서 온 한국인”

박능후 복지부 장관 발언 뭇매

‘봉쇄 조치’ 홍익표 대변인 사퇴

‘文 탄핵 청원’ 70만 명 넘기도

전날 당정회의에서 나온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대구·경북 지역 봉쇄’ 발언에 이어 26일 방역 총책임자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 애초부터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라는 뜻”이라고 밝히면서 불만이 폭발하는 형국이다. 여기에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건 역설적으로 한국의 국가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해 기름을 부었다. 미국 언론 타임지를 분석하며 한국의 뛰어난 진단능력과 자유로운 언론환경 등으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한다는 주장이다.

중국발 외국인 입국자 차단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발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을 내국인으로 돌린 방역책임자의 발언과 여당 당직자들의 잇단 실언은 그간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상황을 오판하고 지역사회 등 국내서 '희생양' 찾기에 급급해 온 정부·여당에 대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봉쇄 조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26일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심려를 끼쳤다. 대구·경북 지역민의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8일 정파를 초월한 코로나19 사태 해법 찾기를 위해 여야 4당 대표 회동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분노한 민심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마스크 대란도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정부가 마스크 수출을 제한하고 국내 의무 판매를 하겠다고 했지만 현장 조치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자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이 바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부터 거의 유일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인 마스크를 제대로 구할 수 없다는 점이 국민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부산 남구에 사는 박 모(43) 씨는 “밑에서 사 주는 마스크를 받아 쓰는 고위 관료들은 현장 실정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마스크 수급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정부를 못 믿을 판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부산일보 26일 자 8면 보도) 동의자가 26일 19시 기준 73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오전의 5만 명에서 불과 하루 만에 무려 14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청와대는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청원이 마감되는 다음 달 5일부터 한 달 이내에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박석호·송지연·이은철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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