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따라, 소비 패턴 따라… 카드사 고객혜택도 쪼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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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27. 오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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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쇼핑·교통 등서 5% 적립… 삼성, 고객 5종류로 나눠 혜택 줘
현대, 할인 쿠폰·보험 혜택 제공… 제대로 안 쓰면 혜택 줄 수 있어


최근 카드사들이 고객 혜택을 좀 더 세분화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교통·통신·쇼핑 등 가장 기본적인 업종에 더해 고객이 할인·적립을 원하는 분야를 추가로 선택하게 하는 식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제대로 쓰지 못할 경우 일반 카드에 비해 혜택이 줄어들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쪼개고 또 쪼갠다… 할인 혜택 업종 20개까지

최근 KB국민카드는 포인트 적립을 받을 수 있는 소비 영역을 총 20개로 나눈 'KB국민 이지픽(Easy Pick) 카드'를 출시했다. 기본적으로 대형 마트, 인터넷쇼핑몰·배달앱, 주유소·충전소, 피트니스 등 총 4개 업종에서 결제한 금액의 5%(전월 실적 50만원 이상·최대 각 영역 1만2000점)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대중교통, 이동통신비, 인터넷쇼핑몰 앱카드 결제분, 정수기 렌털 자동납부 등 최근 수요가 높은 4개 업종 결제액도 최대 5000점까지 포인트를 준다. 추가로 고객은 소셜커머스, 온라인서점, 홈쇼핑, 백화점, 카페, 편의점 등 총 12개 업종 중 하나를 추가로 골라 5%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변경도 가능하다. KB국민카드는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소비 패턴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졌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고객에게 직접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혜택뿐 아니라 고객을 쪼갠 카드도 있다. 삼성카드가 최근 출시한 '숫자카드 V4'는 고객을 총 다섯 유형으로 구분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2 V4'는 25~35세 직장인들 사이에서 흔히 보이는 해외여행 선호를 반영해 항공권과 해외 결제분에 1.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삼성카드3 V4'는 30~40대 젊은 기혼 남녀의 소비 패턴을 반영해 교육, 주유, 카페, 신선식품 배송 분야에서 3% 결제 할인을 해준다. 이들이 어린 자녀 교육비 부담이 아직 크지 않고, 차량은 주말에 제한적으로 이용하면서 카페 등에서 작은 사치를 누리는 특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현대카드는 최근 온라인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자주 이용하는 2030을 겨냥한 구독 서비스 특화 카드 '디지털 러버(Digital Lover)'를 출시했다. 6개월 5만원의 이용료를 내면 쇼핑, 여행·문화생활, 디지털 콘텐츠 세 영역 중 하나를 선택해 할인 쿠폰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 선택해야"

카드사들이 혜택 업종과 고객 유형을 세분화하고, 혜택 영역 역시 고객에게 선택하도록 하는 건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카드사마다 빅데이터 분석 능력이 향상돼 고객 수요를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 것도 배경 중 하나다. 신한카드 측은 "고객 한명 한명의 특성과 TPO(Time·Place·Occasion, 시간·장소·상황)에 딱 맞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카드사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는 현 서비스는 초개인화 서비스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단계"라고 했다.

다만 고객이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고객 효용은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마케팅 비용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할인·캐시백·적립 등의 혜택이 과거보다 줄어드는 건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최대한 혜택을 누리려면 소비자도 능동적으로 자신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최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영역을 선택하고 바꿔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고객에게 맡기는 선택형 카드와 함께 정반대의 '무조건 카드' 출시에도 힘쓴다. 적립·할인율은 낮더라도 별다른 조건 없이 전 가맹점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신한카드가 DIY(Do it yourself)를 콘셉트로 한 카드 '신한 딥메이킹'과 동시에 '신한 딥테이킹'카드를 낸 게 대표적이다. 딥메이킹은 고객이 포인트 적립을 받을 업종을 총 17개 업종 중 자유롭게 선택하게 했다. 적립률 역시 각 영역당 1~5% 범위로 총 17%까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반면 딥테이킹은 17개 서비스 영역 중 카드 사용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결제한 분야 5개를 자동으로 선정해 사용 금액 2%를 일괄 적립해준다.

[최은경 기자 g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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