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란 숨가쁜데… 체온계·손소독제도 동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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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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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 입고돼도 날개 돋친 듯 팔려
심각해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예방을 위해 손 소독제를 구매하러 온 한 시민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마트에서 손 소독제가 품절되자 손 세정제를 집어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마스크에 이어 체온계, 손소독제, 알코올 솜까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정부의 긴급수급 조정조치에 따라 마스크가 풀렸다는 소문이 돌자 농협과 우체국의 온라인 쇼핑몰에는 접속자가 폭주했다. 마스크 수급의 완전한 정상화는 3월 초쯤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찾은 서울 시내 약국들은 가게마다 문 앞에 ‘품절 안내문’을 써 붙이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뿐 아니라 체온계와 손소독제, 에탄올, 솜 등이 완전히 동난 것이다. 약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품절된 물품들은 한 달 가까이 재입고되지 않는 상황이다. 가끔 소량으로 입고돼도 날개 돋친 듯 금방 팔린다고 한다.

약사 정모씨는 “지난주 마스크 100장이 들어왔는데, 1명당 2장씩 팔았는데도 30분 만에 다 팔렸다”며 “체온계와 에탄올, 솜은 재입고 자체가 어렵다. 손소독제는 가끔 공급돼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소개했다.

한 약국에선 10분 동안 1~2분 간격으로 마스크를 구하는 손님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약국 문 앞에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도 안에 들어와 “진짜로 여기 마스크 없느냐”고 물었다. 약사 김모씨는 “손님들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 에탄올 등이 없다는 말만 하다 하루가 끝난다. 문의 전화만 평균 50통씩 온다”며 “약국 직원들도 마스크가 없어 안쪽에 키친 타올을 매일 새로 덧대서 착용한다”고 토로했다.

일회용 마스크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면 소재의 다회용 마스크도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겨우 공급받은 마스크 600장을 하루 만에 판매한 약국도 있었다.

어린아이를 둔 가정에선 구할 수만 있다면 비싼 값을 주고라도 마스크를 사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36)씨는 “아내와 아이가 쓸 마스크가 부족해 찾아보니 인터넷에 50장을 20만원에 팔더라”며 “이마저도 언제 도착할지 모르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될 바에야 사는 게 낫겠다 싶어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우체국 쇼핑몰과 농협몰은 이날 온라인을 통해 마스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한동안 사이트가 다운됐다. 정부가 이날 0시부로 마스크 하루 생산량의 절반을 우정사업본부(우본)와 농협, 약국 등 공적 판매처에 풀겠다는 수급대책을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조치에 따라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됐고, 생산업자의 수출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제한됐다.

우본과 농협 측은 이른 시일 내 물량을 확보한 뒤 마스크를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본 관계자는 “어제부터 마스크 구매 관련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고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마스크 판매 일자 등을 즉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마스크 수급안정 추가조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마스크를 하루에 총 500만장씩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구·경북 지역에 100만장, 의료진에 50만장씩 우선 공급된다. 전국 약국에는 240만장(약국당 100장), 우체국과 농협에 110만장이 공급된다.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은 5장으로 제한했다. 잔여분은 공영홈쇼핑 등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정부는 준비된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를 시작해 이르면 27일 오후부터 마스크를 구입 가능토록 조치하고, 28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유통·판매되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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