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천년의시작에서 2007년 발간되었던 이영옥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 <사라진 입들>의 전면 개정판이 2014년 11월 10일 발간되었다. 이영옥 시인은 경북 경주 출생으로, 2004년 <시작>, 2005년 <동아일보>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사라진 입들> <누구도 울게 하지 못한다>가 있다.
이영옥이 삶을 보는 시선은 외향적이되 섬세하고, 표현은 전통적이되 신선하다. 무작위적으로 뽑은 다음 두어 구절을 살펴보자. “내 마음은 누가 갉아먹었는지 바람이 숭숭 들고 있었다”('사라진 입들'), “접시꽃이 엎지른 그늘이 가늘게 실금을 내는 구월/ 낮달은 가슴을 열고 까만 새 떼를 내보냈다/ 그리움을 보태거나 덜어 내며/ 위태롭게 균형을 잡아 오던 접시들”('낮달이 꺼내는 새 떼'). 앞의 것은 누에가 뽕잎을 갉아먹는 것을 보며 산 추억에서 나온 것이고, 뒤의 것은 꽃이 담고 있는 추억의 복합체이다. 이런 시들을 읽다 보면 독자의 추억도 환해진다. 그 환함 속에 가족과 주변의 삶들이 모질 만큼 감성적으로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