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같이 이겨내요!”…하나고 학생들, 용돈 모아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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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02. 오후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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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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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학생들 51명, 대구 사랑의 열매에 106여만원 기부

“많은 돈은 아니지만, 용돈을 조금씩 모아 기부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전화기 너머 최다희(18)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기부행렬이 이어지는 걸 보고, 학생으로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 하나고등학교에 재학 중으로 올해 3학년이 된 최양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 겪는 대구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친구들과 ‘기부’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학생이어서 큰돈은 모으지 못해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지난달,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구 사랑의 열매에 하나고 이름으로 기부하고자 돈을 모으려 한다”며 “동참해주실 분들은 연락주세요”라고 최양이 글을 올린 뒤 일이 커졌다.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 하나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51명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대구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용돈을 모아 최근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에 기부했다. 사진은 처음 모금운동을 시작한 최다희(18)양이 자신의 SNS에 올린 동참 요청 메시지. 최다희양 제공

처음에는 50만원 정도만 모일 거라 생각했는데, 친구는 물론이고 후배와 심지어 아직 하나고에 입학하지 않은 예비 신입생들까지 통장을 꺼냈다.

한 학생은 “통장에 1만원 밖에 없다”며 “5000원이라도 보내겠다”고 쑥스럽게 최양에게 마음을 전달했다.

그렇게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최양을 포함해 총 51명이 모은 106만여원이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됐다.

좋은 일이어서 주변에 자랑할 법한데도 최양은 모금운동을 펼치면서 철저히 비밀에 부쳤으며, 돈을 전달한 뒤에야 교내 인트라넷에 글을 올려 모금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

최양은 글에서 “기부에 참여해준 학생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고, 특히 대구 지역 확진자 수가 급증해 피해가 큰 상황에서, 학생으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큰돈은 아니지만, 용돈을 기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친구들과 함께 돈을 모아 학교 이름으로 기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이틀간 조용히 모금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양은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연기돼 제일 아쉬울 신입생 친구들도 여러 명 참여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모두 건강하고 알차게 남은 방학 잘 보내세요”라고 인사했다.

최양은 통화에서 개학 연기로 심란할 대구·경북지역 고3학생에게도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3학년 1학기가 제일 중요한데, 학사 일정이 미뤄져 (준비가) 많이 힘들 것 같다”며 “각자 건강관리를 잘 해서 함께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양은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구비가 어려울 것 같다”며 “전달된 기부금이 노인 등 취약 계층의 생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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