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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맞은 구직시장…기업,은행권,공무원 줄줄이 채용 연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3.03 16:22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한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일로를 걸음에 따라 고용 시장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10대 대기업을 포함 은행권, 공무원 채용시험 역시 줄줄이 순연되고 있다.

◇ ‘코로나19‘ 직격타 맞은 대기업, 은행권 고용시장

지난달 23일 정부의 코로나19 위기대응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조치 되면서 롯데를 제외한 재계서열 10대 기업의 각 채용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3급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역량테스트를 지난달 15일에서 이번달로 연기했다.

지난해부터 수시채용 방식으로 채용 전형을 변경한 현대자동차는 신입사원 각 채용 부문에서 서류전형을 마친 이후 직무별 면접을 앞둔 상태였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24일 채용 면접을 무기한 연기했다.

LG 역시 올해 신입사원 공채일정을 4월 이후로 연기할 방침이다. SKㆍGSㆍ포스코는 계열사별 채용일정을 연기하거나 재고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수시채용을, 신세계는 통상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는 만큼 상반기 공채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0대 기업 중 상반기 공채계획이 잡힌 곳은 롯데 한 곳에 불과하다. 롯데는 이번달 6일부터 예정된 신입사원 서류접수는 계획대로 진행하되 면접 전형은 한 달가량 늦춰진다.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우는 은행권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구직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먼저 신한은행은 구체적인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4월 채용 공고를 내고 35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 바 있으나 올해는 언제 공고를 낼지 미정이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예년 기준 각각 2월과 4월경엔 채용공고를 내야 하지만 현재로선 답보상태인 걸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 또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채용 전형에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달 9일 예정됐던 필기시험은 연기돼 23일에 치러졌다. 28일 필기시험 결과를 발표했으나 면접 일정은 미정인 상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상반기를 건너뛰고 하반기 채용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선 모든 게 미정이다"고 귀뜀했다.

대기업 공채 일정이 안개 속에 놓이자 구직자들은 불안감을 호소 하고 있다. 구인 구직 전문 기업 인크루트는 구직자 44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구직준비에 불안감을 느끼는지’ 설문조사 한 결과 총 61.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취업 준비생들이 불안한 이유는 ‘채용 연기’(25.8%), ‘채용전형 중단’(24.2%), 그리고 ‘채용취소’(9.0%) 등으로 나타났다.


◇ 메르스 때도 시행됐던 공무원 채용시험… 사상 첫 연기 결정

약 50만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준비하는 공무원 채용시험도 코로나19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29일에 시행될 예정이었던 국가직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 1차 시험,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 필기시험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서울시 또한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이달 21일로 예정됐던 지방공무원 필기시험을 4월로 연기한다고 3일 밝혔다.

이 같은 인사혁신처와 서울시의 결정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 바이러스)사태 때도 정부와 서울시가 주관한 공무원 채용시험은 예정대로 치러진 바 있다.

일명 ‘공시생’들은 엎친데 덮친 격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서 상당수의 노량진 공무원 수험학원이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휴원을 결정했다.

노량진에서 2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최모씨는 "공부할 시간이 많아졌다기 보다 힘든 수험 생활이 늘어낫다고 생각해 오히려 혼란스럽다"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지방직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백모씨는 "시험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왔는데 일정이 무기한 연기돼 당혹스럽다"면서 "앞으로 채용 일정이 뒤로 더 밀리지 말란 법도 없지 않느냐"라고 당혹감을 호소했다.

인사처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상황에서 향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보건당국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 일정을 재조정해 4월 이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9일에 치러질 예정이었던 57회 변리사 국가자격시험과 토익(TOEIC) 정기시험도 전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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