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임대공장 비율 46.3%
월세 내려 인건비 줄이기도
중기 절반 "인하운동 도움"
적극적 지원책 필요성 대두

지난 28일,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한 휴대전화 부품 업체. 200평이 조금 안 되는 이 공장에는 직원 3명만 출근해 기자재를 나르고 있었다.

이 업체 사장 A씨는 "나 빼고 직원이 6명인데 요즘 3명씩 돌아가면서 무급휴가를 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거래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에 발주도 쉽지 않고 국내 시장도 얼어붙었다"며 "이 문제가 한 달을 넘어가니까 당장 급한 게 직원들 월급이랑 공장 임대료다.

소상공인 상대로는 임대료 인하 운동이 한창이라던데 공장 단지들에선 그렇게 활발하지 않은 거 같다"고 전했다.


▲임대공장 비중 높은 인천 … 소형 공장도 '월세 = 1명 인건비'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들 얘기를 들어보면 남동산단 역세권과 중심부를 제외하고 외곽 소형 평수 공장들의 평당 임대료는 1만5000원~5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서울까지 비교할 것도 없이 근처 부천, 시화보다 비싼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그동안 지역 제조업계 불경기가 워낙 심각해 문을 닫는 곳들도 많아 1~2년 전부터 임대료 변화가 크지 않다.

남동구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인천 아파트 시장에 인천은 물론 서울, 경기 등지에서 관심을 두면서 매매가, 전·월세 가격이 치솟지만 공장 부동산은 지역 경기 불황으로 쉽게 임대료를 올릴 수 없는 실정"이라며 "평소에도 월세 부담이 컸던 영세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까지 마주해 월세 내려고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공장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인천지역 전체 1만1984곳 공장 중에서 임대 공장 비율은 46.3%(5544곳)에 이른다.

지자체별 임대 공장 비율로 따지면 인천은 서울(54.9%)과 대전(48.5%)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남동산단 입주 기업 대표 B씨는 "몇십 년에 걸쳐 남동이나 부평, 주안 등 유명 산업단지들 땅값이 너무 올라서 공장 매매는 꿈도 꾸기 힘든 상황에서 수많은 인천 소규모 업체들은 월세살이할 수밖에 없다"며 "직원 2~3명 쓰는 공장에서 월세 200만원만 내도 1명 인건비다. 지금처럼 비상시국에 제일 버거운 지출"이라고 밝혔다.


▲임대료 인하 운동, 공장들도 관심 필요하다.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중소기업중앙회가 중국 수출입 및 현지법인 운영 중소기업 그리고 국내 서비스업종 등 총 300개사에 '최근 확산하고 있는 건물주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가 도움이 되겠냐"고 물었더니 기업 50%는 이러한 움직임이 경영상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점, 편의점, 전통시장과 같은 소상공인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공장들에도 임대효 인하 운동 분위기 확산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다.

실제로 부평문화의거리 300여개 점포 가운데 20여개 점포 주인들이 150만∼800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2∼3개월 동안 10∼20%씩 인하하기로 결정하거나 150여개 업체가 입점해 있는 송도국제도시 복합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는 임차인 부담을 덜기 위해 2개월간 임대료를 20% 내리는 등 인천에서도 관련 동참이 한창이다.

인천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는 "큰 기업들이야 자기 공장 운영하거나 임대료에 큰 부담이 없을 수 있어도 종업원 5명 미만 공장들에게 한시적 임대료 하락은 경영 유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경제 타격에서 임대료 인하를 포함해 인천 영세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지원책이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