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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조문외교 판문점서 멈췄지만…김여정 "남북협력 계속되기를"

김성훈,오수현 기자
김성훈,오수현 기자
입력 : 
2019-06-12 21:05:00
수정 : 
2019-06-13 1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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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李여사 조화·조의문 전달

김정은 "평화·통일 위한 헌신
李여사 서거에 심심한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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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판문점에서 이희호 여사의 타계를 애도하는 김 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남측에 전달했다. 관심을 모았던 북측의 고위급 조문 특사단 서울 방문은 없었다. 12일 오후 김 제1부부장은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 내려와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를 전달했다. 남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이 통일각으로 올라가 조의를 접수했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이날 짧은 방북길에 동행했다. 장례위원회에서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조화는 무진동 차량에 실려 빈소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위원장은 조의문을 통해 "리희호 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온갖 고난과 풍파를 겪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면서 "온 겨레는 그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북한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감안해 조문단을 서울로 보내지는 않되 대화 국면을 염두에 둔 나름의 절충안을 내놨다. 당초 정부 안팎에서는 북측이 이 여사의 타계와 관련해 고위급 조문단을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이 여사가 반대를 무릅쓰고 방북했던 것을 감안하면 북측도 조문단 파견을 고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측은 엄중한 국면에서 조문단을 서울에 보내 정치적 부담을 지는 대신 에둘러 고인에게 예를 표시하는 방법을 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더불어 남북관계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이 여사 영전에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보내며 고인의 뜻을 빌려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또 북측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방남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던 김 제1부부장을 메신저로 판문점에 보내 고인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이에 정부도 정 실장과 서 차관, 윤 실장을 판문점으로 보내 김 위원장의 조의를 받아 격식을 차렸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 실장과 김 제1부부장이 만난 직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갖고 양측 간 대화 내용을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정 실장은 김 부부장에게서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받고 "이희호 여사님 서거 즈음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조화와 함께 정중하고 각별한 조의문을 보내 주신 데 대해 유족과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께서 이희호 여사님에 대해서는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남측의 책임 있는 인사에게 직접 조의를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부디 유족이 슬픔을 이겨내고 김대중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의 뜻을 받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주 = 공동취재단 / 서울 = 김성훈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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