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도 신천지"…가짜뉴스 믿는 사람들의 진짜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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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04. 오후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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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가짜 뉴스 조심해야 한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

가수 아이비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퍼지고 있는 '유명 연예인 신천지 신도들' 명단에 대한 황당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 명단에는 여러 연예인들의 이름이 담겨 있었지만 확인된 바 없는 무분별한 지라시로 확인됐다. 이에 거론된 유재석, 이병헌, 이동욱, 테이, 청하, 거미 등 여러 연예인들은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이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돼 확인되는 등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는 더욱 성행하고 있다.


'택배 배달 안 한다' '지역 병원에 확진자 들렸다' 등 지역 커뮤니티 가짜뉴스 성행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오전 9시 기준) 대비 50명이 증가한 지난달 21일 오후 대구의료원을 찾은 의심 환자들이 검사를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특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구에 대해서는 택배 배송을 하지 않는다는 심각한 지역 혐오성의 가짜뉴스가 유포됐다. 이에 대해 택배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사례로는 지역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확진자의 동선과 관련된 가짜뉴스다. '인천 모 병원 우한폐렴 환자가 격리 조치됐다' 등의 허위 글을 게시해 병원 업무를 방해한 누리꾼 2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고등학생 A군도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총 5일간 SNS에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여러 차례 유포해 '정보통신망법 74조'로 불구속 입건됐다.

A군은 '중국을 경유한 여성이 코로나19로 발열증상을 보여 전남 모 지역 보건소에 격리됐다' 등의 허위 글을 올렸으며, 경찰 조사에서 "재미 삼아 올렸다"며 "글을 올리면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해줘 계속 글을 올리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 밖에도 '포항의료원의 간호사들이 감염이 무서워 사직했다' '대통령 도시락이 중국 유학생에게 지급됐다' 등의 가짜뉴스는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이 직접 나서 해명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일도 벌어졌다.

현행법상 허위 글로 불안감과 공포감을 조성할 경우, 1년 이하 징역형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처해지게 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가짜뉴스가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요한 정보 가졌다는 영향력 인정받고 싶은 욕구 있었을 것"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관련된 현재 상황에 집중해 분석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관련된 가짜뉴스들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또한 정보들이 대부분 안전과 관련된 것이라 사람들의 불안이나 공포를 바탕으로 큰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도 SNS를 통해 연예인 가십이나 지라시들이 쉽고 빠르겐 유포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짜뉴스 유포는 더욱 빨라진다"며 "즉, 안전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정보는 쉽게 주목을 받고 SNS를 통해 확산되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최초유포자의 경우 '공포마케팅'을 이용해 금전적 이득을 보려는 경우나 정치적 목적을 가졌을 수도 있다"며 "개인의 경우 자기가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정보를 보내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걸 인정받고 싶고 과시하고 싶은 욕구도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특정 정보를 알려주게 되면 소규모의 단체채팅방에서라도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사람)가 되는 것 아니냐"며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려는 부분도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역으로 SNS의 순기능을 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지자체 홈페이지, 페이스북, 블로그, 카카오톡 채널 등으로 공유하며 가짜뉴스 혼란을 막겠다는 것이다.

특히 '빵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끌려갔다' '지하철에서 우한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폐렴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등 심각한 가짜뉴스에 시달렸던 부산시는 공식 홈페이지를 개편해 모든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매일 공식브리핑을 통해 일일상황을 공개하고 있다.

구단비 인턴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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