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평일 예배 강행한 기업…논란 커지자 "퇴사 고려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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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04. 오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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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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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집회가 제한되고 종교행사마저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과시간에 직장에서 예배를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내부 불만이 나오자 고위임원이 "퇴사를 고려하라"는 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내 논란입니다.

박상률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직원 600명 정도가 근무 중인 중견 패션기업 신원그룹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800명을 넘나들던 지난달 24일, 이 회사는 평일 오전 예배를 강행했습니다.

< A 씨> "(거기가 600명 좌석이라고 들었거든요) 거기가 꽉 차요. 간이 의자까지 다 차요. 누군가는 한 번씩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거 아니에요. 그럼 아무래도 예민해지죠. 신경이 쓰이고…"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반, 회사 1층에서 예배가 진행되는데 사실상 의무 참석이었다고 합니다.

< A 씨> "말은 의무가 아니라고 해요. 그 시간에 예배를 안 가고 자리에 앉아 있으면 '왜 예배를 안 갔느냐' (누가 그런 질문을 해요?) 인사총무팀에서 돌아다니시면서 순회를 하시거든요. (일일이 다니면서 체크를 하나요?) 네네."

직원들은 답답했지만 쉽게 말을 꺼낼 수 없었습니다.

< A 씨>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될 필요가 뭐가 있나. 오너가 믿음이 강하니까 그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들은 오너의 눈치를 봐야되고 이의제기라든가 그런걸 할 생각도 없을 테고…"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일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회사가 예배를 강행하자 '이 시국에 오너가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강요해도 되는 거냐'는 내부 불만이 나왔습니다.

하루 뒤 김 모 부사장은 "월요 예배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퇴사를 고려하라"는 메일을 직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신원그룹 관계자> "(월요 예배는) 창립했을 때부터 지켜왔었던 문화 중에 하나고 중요한 공지사항을 전달하거나 조회식의 개념으로 조성하고 있어서…"

문제가 불거지자 신원그룹은 이번 주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sr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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