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렌터카 기반의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전면 금지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 시행령은 업체가 렌터카를 빌려주면서 운전사를 알선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타다 같은 11~15인승 승합차는 예외로 두고 있다. 앞으로는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대여하거나 대여·반납장소가 공항·항만일 때만 이용하도록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이용자 140만 명의 이동권이 달린 문제다.

카풀 서비스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되는 등 국내에서 혁신적인 승차공유 서비스는 씨가 말랐다. 정부와 정치권은 갈등 조정능력을 상실한 채 택시업계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그나마 혁신이라 부를 만한 서비스가 타다인데, 여당은 법까지 고쳐 막겠다고 나섰다. 그것도 1만 명 넘게 모인 택시업계 집회에서 법안 발의를 약속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의 표를 의식한 것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정부가 7월에 ‘택시제도 개편안’을 내놨지만 플랫폼 기업에 사실상 택시회사를 차리라는 것으로, 혁신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기여금을 내고 택시 면허를 빌려야 해 차량 한 대당 수천만원이 든다고 한다. 당초 저렴한 승차공유 서비스를 꿈꾼 기업들은 가격은 비싸지만 쾌적하고 편리한 서비스로 속속 사업모델을 바꿨다. 택시업계 반발과 정부 규제로 인해 혁신은 온데간데없고, 소비자 부담만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가 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국민 편익이다. 우버 디디추싱 그랩 등 다른 나라에서 싸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한국에서는 꿈도 꿀 수 없다. 승차공유는 자율주행 기술과 함께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형 플랫폼이다. 정부 여당이 기득권 눈치만 보며 신산업의 싹을 자른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낙오하고 말 것이다. 대한민국을 공유경제 멸종국가로 만들 것인가.